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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박새별(26)은 이름 그대로다. 밤하늘의 샛별처럼 초롱초롱 빛나면서도 차분한 기운과 함께 외로움도 느껴진다.
그녀의 음악에도 이런 분위기가 오롯하게 묻어난다. 여백을 통해 감싸 안는 포근함이 전해지면서도 저 멀리에서 아득하게 중심이 옹골차게 들어선 소리가 들려온다. 뭔가 맺힌 듯한 저릿저릿함도 있다.
박새별의 음악 사랑 때문이다. 무엇을 간절히 원하면 원하는 만큼 그 대상에 불안과 두려움이 함께 투영되는 법. "음악을 너무 좋아하지만 불현듯 그것을 업으로 삼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자칫 깨질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박새별이 지난 해에 이어 12월 3, 4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펼치는 두 번째 연말 공연 '한 겨울 밤의 별 2011'은 음악 자체에 대한 사랑이 더욱 공고해진 뒤 여는 콘서트다. "음악적으로 깊은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요. 소위 말하는 예쁜 척을 하지 않을 거예요."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던 지난해에는 팬미팅의 느낌이 강했다"며 "어떻게든 더 웃겨보려고 애를 쓰기도 했고. 이제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깊게 풀어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공연을 도화주는 호원대 실용음악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정원영 교수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넌 음악으로 충분히 말을 할 수 있는 아이인데 설명을 하려는 것 같다고. 이번에는 제대로 음악으로만 말을 해보려고요."
스스로를 퍼포머보다 크레이티브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공연 때도 몸을 사리고는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연이라는 것이 그날 감정과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굉장히 쌍방향적인 것이고 순간예술이지만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며 "이번 공연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녹여내려 노력 중"이라고 눈을 빛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발매될 정규 2집 수록곡도 들려준다. 최근 박새별이 고심 중인 "음악적인 욕심을 낸" 앨범이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 들어가면 세상이 바뀔 것 같고, 가수로 데뷔하기 전에는 앨범 내면 세상이 바뀔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런 일들을 겪다 보니 내 자신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는 멜로디와 노랫말 만으로도 이야기가 되는, 그러니까 '백 투 더 베이직', '이게 내 노래다'라고 자신 있게 내밀 수 있는 음악들을 담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박새별은 2006년 말부터 뮤지션으로서의 데뷔를 준비했다. 2008년 미니앨범 '다이어리'로 데뷔한 그녀는 지난해 3월이 돼서야 정규 1집 '새벽별'을 내놨다.
"중간에 음악을 그만 둘 수 있는 상황에 많이 처했어요. 모든 뮤지션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지만 음반 시장이 좋지 않으니 생계를 걱정하기도 했고. 점점 내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돼 가는데 언제까지 '피터팬'으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1집은 내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증명이 됐어요. 공연을 잘 마치고 2집이 나온다면, '음악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잘 살고 있구나'라며 한 숨 더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EBS 라디오 '아름다운 동요 세상'의 DJ이기도 한 그녀는 "동요가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잖아요. 어려운 곡이 아닌데 50여년이 지난 곡들이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전했다. "동화를 읽어주는 코너도 있는데 평소 같으면 엄두도 못 냈을 할머니 흉내도 능청스럽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아주 재미있어요. 호호호."
박새별의 매니지먼트사인 안테나 뮤직에 소속된 또 다른 싱어송라이터 정재형(41)과 유희열(40) 등이 MBC TV '무한도전' 등 각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예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최선을 다할 수는 있지만 저는 예능을 잘 못해요. 예컨대, 정재형 선배가 지금 그런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건 그간 쌓인 예술 내공과 자연스러움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어딜 가도 튀지 않고 아직까지는 그런 내공도 없어요."
박새별의 음악적인 목표는 "가장 어려운 일인데,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다. "정말 죽을 것 같았던 저를 구원해준 게 음악이었어요. 울면서 음악에 매달렸던 던 만큼 감사하고 숭고하죠. 그래서 음악은 제게 소명이에요. 이 소명을 오래도록 지켜나가고 싶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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