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명숙호 출범 1개월 만에 삐걱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02-15 1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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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한대표 능력부재-자기사람 심기-정체성 위기 비판”
김종배 “과대평가 거품 ‘잔뜩’...한대표 리더십 부재도 문제”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한명숙호가 출범 1개월 만에 ‘삐걱’ 거리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취임 당시 “국민이 원하는 변화와 혁신을 하겠다, 어떠한 기득권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당 안팎으로부터 ‘민주통합당이 과연 변화와 혁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서 부결 당하는 등 ‘원내대책이 없는 무능한 대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가 하면, 야권 연대의 한축인 통합진보당으로부터는 ‘제대로 풀어 가지 못하는 대표’라는 비판의 소리를 듣고 있다.

특히 386세대의 리더 격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한명숙 대표와 지도부 간에 허니문 기간은 끝났다”며 “이제 할 말은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서화숙 선임기자는 15일 “(한명숙 대표는)첫째로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 기자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은 야당으로서 능력부재를 보여준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임종석 사무총장 선출문제를 거론하면서 “1심에 유죄판결까지 받은 사람을 굳이 임명을 했다”며 “당내에서 너무 자기 사람들만 끌어들였다, 지도력이 없다, 이런 비판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정체성의 위기”라며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친노나 노무현 정부의 세력이라는 게 중도보수에 가까운데 자기네 정체성을 자꾸 감추고 진보적인 쪽에서 반박이 들어오면 ‘우리는 한미FTA 폐기다’, 또 석패율제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한나라당과 같이 하겠다’고 동의를 했다가 갑자기 진보세력에서 비판이 들어오니까 이 부분도 우리가 확실치 않다, 이렇게 자꾸 물러선다. 그러면 도대체 당신들의 정체성은 뭐냐,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사실은 당이 당으로서 존립하기 힘들다는 얘기까지도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배 정치평론가도 “민주당은 지금 정도이상으로 아주 너무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이 지금 좋게 표현하면 고무돼 있고 나쁘게 표현하면 벌써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며 “이슈는 전혀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도 당 지지율은 1등을 달리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본다면 사실 민주통합당은 과대평가돼 있고 거품이 끼어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지지율 1등을 달리는 정당치고는 참으로 왜소하다, 그런데도 당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것은 과대평가돼 있다, 이렇게 밖에는 볼 수가 없다”고 거듭 ‘과대평가’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한 대표가 ‘한미FTA’에 대해 쟁점화하고 나선 것에 대해 서 기자는 “민주통합당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며 “당신들의 진짜 당론이 폐기냐, 아니면 재협상이냐, 재협상 후 폐기냐, 폐기 후 재협상이냐 이것에 대한 당론조차도 없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든다”고 꼬집었다.

김 평론가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한미FTA라고 하는 게 야당으로서의 선명성, 개혁성을 강화할 수 있는 매개라고 봤기 때문에 상당히 목소리 톤을 올려놨는데 지금에 와서 이것을 거둬들일 수가 없는 거다. 지금은 지지층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게 과제라고 한다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외연확대는 둘째 치고 이탈해 가있는 지지층부터 다시 끌어들여 이른바 집토끼부터 끌어들여서 공고화 하는 게 우선순위였다”며 “민주통합당은 호랑이 등에 올라타 있다, 내리면 잡아먹히고 그렇다고 등에 올라타고 계속 달릴 수도 없는 이런 상황에서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미FTA 폐기로 가는 게 옳으냐 그르냐 문제를 떠나서 전략적으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며 “(민주당이)미국 대사관을 찾아갔는데 국내 정치적인 상황을 볼 때 미국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통령한테 먼저 요구를 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김 평론가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 선거지형을 어떻게 짜고, 거기서 선거이슈를 어떻게 선점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당대표는 당무를 관장하는 것 이전에 국민과의 접점에서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느냐 이게 중요한 건데 이점에서는 사실상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 기자는 “새누리당 중심으로 이슈가 끌려갔다는 걸 생각하면 그건 민주당의 한계이지 한명숙의 한계이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서 기자는 “한명숙 대표를 만나보면 굉장히 말이 장황하고 긴데 요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힘든 화법을 쓰신다”면서 “그게 어쩌면 문제의 핵심을 지금 이분이 파악하고 있는가, 이런 의문도 어떤 분들은 분명히 제기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김 평론가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극심한 실망감을 넘어 분노, 새누리당에 대한 마찬가지 불신, 이런 여론지형에서 여론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것은 무능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한 대표의 리더십부재’를 거듭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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