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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를 보면 대체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이른바 ‘빅3’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팽팽한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 업체 리얼미터가 2일 발표한 10월 5주차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의 지지도는 전주 대비 1.6% 포인트 오른 22.5%였다. 김 대표는 18주 연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2위인 문재인 대표 역시 1.2% 포인트 상승한 19.0%를 기록, 김 대표와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내인 3.5% 포인트에 불과했다. 3위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3.2% 포인트 오른 15.8%로 2주 연속 상승했다. 문 대표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2% 포인트다.
이 조사는 지난 10월26일~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644명을 상대로 유·무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9% 포인트다. 결과적으로 ‘빅3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모두 오차범위 안팎으로 ‘도토리 키 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야후보들 가운데는 대세론을 형성할만한 유력후보가 없다는 뜻이다. 특히 문제는 그나마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빅3’후보들마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는 불안한 후보들이어서 언제든 대안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가족문제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엔 처남 문제로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처남인 최양호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내년 총선에 여당 텃밭인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기로 뜻을 굳힌 탓이다. 김 대표의 처남은 5선 의원을 지낸 최치환 전 의원의 아들로, 10여 년 전부터 출마를 타진해오다 이번에 김 대표에게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김 대표는 가족문제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최근 둘째 사위의 마약 투여 전력으론 곤혹을 치른데 이어 선친인 고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친일행적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대표는 10.28 재보궐선거 참패로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내 일각에선 퇴진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지금 당장은 역사 교과서 확정고시로 인해 문재인 퇴진론이 수면하에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뇌관이다.
실제 중도파 의원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일 오찬 회동에서 문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3일로 앞당겨짐에 따라 당이 비상체제로 돌입하자 성명 발표를 2~3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집모는 손학규·김한길·안철수계 등 현역의원 20~3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날 오찬에는 주승용 김동철 변재일 유성엽 문병호 최원식 민홍철 황주홍 의원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적지 않은 규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들 병역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핵심쟁점으로 하는 '양승오 박사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지난 2012년 2월 22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에 대해 “미진하게 이뤄졌다”며, 주신씨에 대한 증인신문 및 신체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재판부는 주신씨에 대한 증인소환장을 영국 법무부를 통해 송달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주장처럼 이런 의혹들이 모두 ‘정치적 음해’라면 모르되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 시장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대세론을 형성할만한 유력 대권주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10%대를 넘는 ‘빅3’후보들마저 모두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빅3’를 제외한 중하위권 주자들은 어떤가. 지지율을 보면 존재감이 별로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6.3%이고, 안철수 의원은 6.2%이다.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어 안희정 충남지사(3.83%), 김문수 전 경기지사(3.8%),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3.7%), 홍준표 경남지사(3.0%),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5%), 남경필 경기지사(1.5%), 심상정 정의당 대표(1.2%)가 뒤를 이었다.
이쯤 되면 “현재 거론되는 정치인들 중에는 ‘빅3 대안후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여당의 ‘반기문 대망론’과 야당의 ‘손학규 대안론’이 요즘 더욱 탄력을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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