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내년 4.13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서는 야권연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중앙당 차원은 아니더라도 지역구 차원에서는 후보들끼리 야권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는 분위기다.
그 모습이 마치 야권연대를 놓고 한쪽은 뿌리치고, 다른 한쪽은 매달리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실제 독자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향후 정치세력화 기조 설명회’를 통해 “이미 국민들께서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고 요구하셨다”면서 “새정치연합과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새정치연합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혁신을 거부한 세력과의 연대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 안철수 신당에 참여키로 한 문병호 의원도 22일 한 방송에 출연, "신당이 만약에 기성 정치권인 새정치연합과 합친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연대하지 않을 경우 ‘분열’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분열, 분열 하시는 분들은 그동안에 양 당의 독점적인 구도 하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이라며 “분열이 아니고 신당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무튼 안철수 신당 측에선 “총선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사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매번 중요한 결단의 시기 때마다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 철회해 ‘또 철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따라다녔었다. 이번에는 ‘강한 철수’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며 탈당했는데, ‘야권연대’를 하면서 또 철수했다가는 그의 정치생명이 그날로 끝장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된 노릇인지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야권연대’에 목을 매고 있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원과 지지자의 거센 요구를 외면할 수 있는 헤라클레스는 없다”며 "안철수 신당은 야권 통합과 연대 요구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는 후보단일화에 대해선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당 차원에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후보들이 자기네들끼리 연대하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개별적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날 “탈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당 잔류 입장을 밝힌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런 상태라면 야권은 필패이고 여권은 어부지리”라며 "연대통합을 마지막까지 해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총선에 대한 전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문병호 의원은 안철수 신당의 목표치를 100석으로 잡았다. 반면 안철수 의원의 핵심측근이지만 당 잔류를 선언한 송호창 의원은 어림없다며 코웃음을 치는 모양새다.
실제 문 의원은 “신당 바람이 불고 신당이 야권을 대표하게 된다면 100석 이상은 당연히 돼야한다”며 "(100석은)충분히 가능하다. 지금 우리 국민들께서 기성정당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여야가 양 극단으로 가있기 때문에 중간지대가 굉장히 높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은 합쳐서 50석 정도가 될 이라고 예측했다.
한마디로 신당이 새정치연합을 제치고 제 1야당이 될 것이란 뜻이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18대 같은 경우 서울 48개 의석 중 7곳만 당선되고 나머지가 다 지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이 훨씬 더 어렵지 않느냐"며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의 경우 7석도 건지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신당으로 인해 야권이 분열돼 야권전체가 궤멸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로선 누구의 예상이 맞을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초조한 쪽이 ‘야권연대’를 외칠 것이고, 자신 있는 쪽은 뿌리칠 것이란 점에서 판세가 이미 안철수 쪽으로 기울어 가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이런 승기를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워낙 정치적 변수가 많은데다 안 의원이 또 언제 어떻게 변죽을 부릴지 알 수 없는 탓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