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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6위에 올랐다.
현직 당 대표의 지지율 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 이는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 내려가 사실상 은둔생활에 들어간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가 그 뒤를 이어 7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의당 지지율도 보잘 것 없기는 마찬가지다.
실제 <리얼미터>의 2월 2주차(10~12일,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12.9%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39.7%, 더불어민주당 25.9%와 비교할 때 ‘제3당’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이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6.3%이다. 일간집계 표집오차는 2일간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5%p이다.
그러면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이 이처럼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가 ‘국민의당은 중도정당’임을 선언해놓고도 선언과 달리 자꾸 ‘좌 클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야권주도권 다툼을 의식한 탓일 게다.
실제로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주창했던 안 대표가 지난 11일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맹비난한데 이어 12일에도 비판을 쏟아 냈다.
안 대표는 "북한에 대해서도, 일본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의 정책은 너무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며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 하고 있다. 준비도 없고 대책도 없고 당연히 미래도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개성공단 폐쇄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개성공단 폐쇄라는 정부의 대응에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규탄과 제재는 미래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개성공단 폐쇄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물론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보다도 훨씬 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셈이다.
과연 국민은 이 같은 발언에 동의할까?
아니다.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유무선 전화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 개성공단 폐쇄조치에 대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54.4%로, '현재처럼 가동해야 한다'는 답변(41.2%)보다 무려 13.2%p나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와 30대의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각각 51.9%, 52.3%를 기록해 40대(40.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의 발언에 국민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민심이 정당 지지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일간으로는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을 비판했던 11일에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무려 2.0%p가 하락했다.
이와 유사한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필자는 지난달 19일 <천정배 의원의 본질은 ‘친노’>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국민의당이 천정배 대표와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그 경고를 무시하고 천 의원과 손을 잡자마자 국민의당 지지율이 추락했었다.
실제로 안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통합을 선언한 1월25일 여론조사 결과 지난주 주간 집계 대비 2.0%p 하락한 12.6%로 뚝 떨어졌었다. 지나치게 좌 쪽에 서 있는 천 의원과의 합당이 중도를 선언한 국민의당에게는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안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든다고 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지지율이 올라가야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왜 우리가 국민의당을 창당했는지 그 출발점을 돌아볼 때"라고 사실상 자기반성을 했다.
그 반성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야권주도권 다툼을 의식해 더욱 ‘좌클릭’ 하는 잘못된 경쟁을 벌이게 될 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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