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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시 영인산에서 내려다본 '영인산 산림박물관'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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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인산 산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목가구, 나무의 이치를 담다' 기획전에 전시된 목가구들을 살펴보고 있다. |
[아산=박명수 기자]충남 아산시 '영인산 산림박물관'은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오는 6월6일까지 영인산 산림박물관에서 ‘목가구, 나무의 이치를 담다’ 공동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영인산 산림박물관은 산림과 임업에 관한 자료의 수집과 교육, 산림문화의 현장학습장으로서의 역할과 전시 및 연구를 목적으로 충남 아산시 영인면 아산온천로 16-26(아산시 영인면 아산리 산56-1)에 2012년 5월 건립됐다.
박물관은 대지면적 2만7996㎡, 연건평 6043㎡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본관과 별관으로 구성돼 있다.
본관에는 2개의 전시실이 있으며, 제1전시실은 '사람과 산'이라는 주제로 자연·씨앗·나무·숲·생태계·산림환경보전을 테마로 꾸며져 있으며, 제2전시실은 사람과 자연의 만남이란 주제로 숲속 놀이터·생각의 숲으로 전시실을 조성했다.
또한 별관에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숲을 통해 휴식과 치유를 위한 장소가 마련돼 있다.
이번 공동기획전은 나무와 산림을 주제로 하는 시의 산림박물관과 생활사를 주제로 하는 국립민속박물관이 나무와 목가구를 매개로 두 박물관의 특성과 자료를 융합하는 자리다.
이번 특별전에는 나무의 성질이 잘 드러나는 소반·반닫이·삼층책장 등의 목가구, 가구재로 쓰이는 나무 표본·나무 조직 및 판재 표본 등 7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시민일보>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 진행하는 산림박물관의 목가구 공동기획전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 나무를 살펴 자연의 이치를 배우다
나무는 쇠나 돌보다 재질이 가벼우면서 비교적 단단하고 다루기가 쉬워 오랜 시간 우리 생활에 가장 많이 활용된 자연 재료 중 하나다.
‘목가구, 나무의 이치를 담다’ 공동기획전에서는 이러한 나무의 특성과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들의 지혜를 통해 ‘나무’가 품은 자연의 이치를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됐다.
1부 ‘나무의 성질을 알다’는 저마다 다른 나무의 특성에 대해 가벼움·단단함·내구성·결과 색을 주제로 구성했다.
기후나 환경·제재 방향에 따라 다른 나무의 강도, 고유한 문양 등 수종별 물리적 성질을 가구를 통해 살펴본다.
이에 대표적으로 은행나무는 가벼우면서 탄력이 있어 소반 재료로 주로 쓰였고, 재질이 질기고 단단한 느티나무와 소나무는 찬장·뒤주 등 무게를 많이 받는 가구의 기둥재로 주로 쓰였다.
충해와 습도에 강해 내구성이 뛰어난 오동나무는 약장이나 갓집 등 보관용 가구 재료로 주로 쓰였고, 나무 고유의 결과 색을 지닌 먹감나무와 느티나무 등은 그 자체가 장식재 역할을 했다.
이렇듯 각각의 나무의 성질을 적재적소에 알맞게 활용한 다양한 가구를 선보인다.
2부는 ‘사람의 지혜를 더하다’라는 주제로 나무의 변형을 막고 기능성,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사람들의 지혜를 담은 짜임과 이음·새김·칠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여기에서는 목재의 변형을 막기 위해 성질이 다른 목재를 잇고 짜 맞춘 사방탁자, 기능성에 미감을 더한 해주반과 찬합, 목재를 보호하고 나뭇결을 살리기 위해 칠로 마감한 의걸이 장 등을 선보인다.
또한 전통가구의 짜임 기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경상의 짜임구조 소개 3D 영상,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기능보유자인 박명배 소목장의 사방탁자 제작 과정 영상을 보여준다.
3부 ‘나무가 생활에 스며들다’에서는 우리 생활속에 자리한 전통과 현대의 목가구를 소개한다.
온돌과 좌식 생활 방식에 따른 가구인 문갑과 경상을 비롯해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전수자인 권원덕 소목장,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이수자인 유진경 소목장 등 젊은 장인들이 전통가구 제작 방식을 기반에 두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구가 함께 전시된다.
이를 통해 전통을 이어 현대까지 나무가 전해주는 따스한 촉감과 자연 친화적인 숨결이 우리 생활속에 스며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밖에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목가구의 수종식별과 연륜연대’ 자료집(2004년)을 기반으로 가구재로 사용된 나무의 판재 표본과 수종 표본 및 현미경으로 나무의 조직을 들여다보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여기서 관람객은 유물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나무를 직접 만져보고 비교 체험을 할 수 있어 우리 주변의 나무를 잘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전시 지평의 확장, 지역민에게 다가가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진행하고 있는 ‘K-museums 공동기획전 사업’은 상호 협업을 통해 우수한 지역문화를 발굴·소개함으로써 지역 발전의 활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2012년 개관한 산림박물관이 기존 공예작품 및 사진 등 감상 중심의 기획전을 탈피한 전시이자 생활사와 과학을 융합한 새로운 전시 영역의 발굴이라는 데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산림박물관으로서 정체성을 담은 주제와 전시 기법으로 질적 변화를 이끈 계기이자, 관람객에게 수준 높은 전시 관람 기회로 지역민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넘어 그 재료가 되는 나무의 특성과 쓰임에 주목하고 나무 본연의 성질과 그 가치를 들여다보는 자리”라며 “전시를 통해 나뭇결에 담긴 자연의 이치와 그 결을 어루만진 사람들의 지혜도 함께 느껴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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