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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는 친노 당권주자들이 끼리끼리 모여, 친노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에게 누가 더 충성을 잘하는지 경쟁하는 자리 같다. 당 대표를 뽑는 게 아니라 마치 문재인 저택을 관리하는 집사를 뽑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8䞗전대를 앞두고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 진영을 향한 당권주자들의 구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현상을 바라보던 어느 책임당원이 내뱉은 쓴 소리다.
실제 이번 전대는 ‘친노 잔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문재인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추미애 의원이 친문 진영의 측면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송영길 의원도 적극적 러브콜 경쟁에 가세한 모양새이다.
아마도 국회의장 당내 경선에서 입증됐듯 친문 진영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는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현실인식 때문일 것이다.
송영길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문에 기댄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당연히 유권자가 많은 쪽에 가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변했다.
그는 '주류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당연하다. 선거에 나온 사람이면 표를 가진 사람들한테 다가가 을의 입장에서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 진영의 표를 의식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당 대표가 되겠다는 뜻인 셈이다.
추 의원도 지난달 전북 전주 방문 당시에도 "문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서) 비교적 좋은 점수를 얻을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송 의원은 전날에는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명숙 전 총리를 면회했다. 한 전 총리는 ‘친노 대모’로 불리는 핵심 친노 인사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방패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굳이 감추려 들지 않았다.
실제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선 후보를 지켜줄 깊은 신뢰가 대단히 중요하다", "악의적 흔들기 세력으로부터 대선후보를 강단 있게 지킬 것"이라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낸 바 있다. ‘꼭’집어 문재인 전 대표라고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로 알만한 일이다.
추미애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민주가 호남에서 완패한 것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호남민들의 반감 때문이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추 의원은 엉뚱하게도 ‘김종인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셀프 공천’과 ‘비례대표 파동’으로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일정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겠으나 호남 완패를 그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러면 왜 추 의원은 그렇게 황당한 주장을 한 것일까?
아마도 전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친문진영의 표를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추 의원의 당권 행보에 대해 일부 친문 인사들이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출마 가능성이 있는 원혜영 의원은 어떤가.
최근 당권 도전을 검토하며 당내 의견수렴 중인 원혜영 의원도 전날 송 의원과 함께 ‘친노 대모’격인 한 전 총리를 면회했다.
당권주자들이 앞 다퉈 친노.친문 진영에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보니 비노 진영의 인사들은 아예 출마할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노진영은 친노.친문 진영을 견제할 최소한의 힘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대선 후보 경선도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설사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와 같은 거물급 인사가 들어와 경쟁하더라도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친노.친문 일색인 더민주에 비노 진영 인사들은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이다.
실제 비노 진영의 강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박영선 의원은 결국 거대한 ‘친노 장벽’에 가로막혀 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비노 진영의 이종걸 의원이 아직은 출마의 뜻을 완전히 접지 않고 있으나 존재감이 거의 없어 설사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큰 변수가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이번 전대는 ‘친노에 의한 친노를 위한 친노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과연 그렇게 배타적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정당이 정권을 창출해 낼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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