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명 vs 900명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04 10: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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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일 제20대 대통령선거 당내 경선의 닻을 올렸지만, 대선 주자를 뽑는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 수가 고작 900명에 불과했다. 흥행 실패의 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주자가 아니라 단지, 당 대변인을 뽑는 방송임에도 무려 2만명이 시청을 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처한 현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숫자가 바로 ‘2만명 대 900명’으로 적나라하게 나타난 셈이다.


실제 민주당 공식 유튜브인 '델리민쥬'는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국민면접 1탄'을 생중계했다. 비록 예비경선이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두관 의원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영상의 실시간 시청자는 900명대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가 지난달 27일 생중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16강전 오디션 동 시간대 접속자 수는 약 2만여 명에 달했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그만큼 적어진 것이다.


여야 당 대표의 직무수행 능력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나타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잘한다'”는 응답이 송영길 민주당 대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4일 나왔다.


글로벌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사흘간 여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로서 직무를 잘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1%가 “잘 한다”고 답했다.


반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직무수행에는 “잘 한다”는 응답이 고작 39.2%에 불과했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고 응답률은 13.0%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두 당 대표의 직무수행 능력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 게다. 그만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멀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 관심은 온통 윤석열 전 검찰총장 쪽에 쏠려 있다.


그가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거나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난 사실도 언론이 대서특필할 정도다. 최재형 씨가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한 것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보수 우파의 판’을 키우면서 윤 전 총장의 대안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 시선이 야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게 쏠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게 시청자 900명이라는 참담한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여당 내 대권 구도를 살펴보면 이재명 지사가 너무도 안정적인 1위를 달리는 탓에 경선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마디로 이 지사의 강세가 압도적인 데 비해 다른 후보들 지지율은 미미하다 보니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해도 그가 특별한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이 지사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1번 공약은 아니다”, “공약한 적 없다”라고 발뺌하는 등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고,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오죽하면 박용진 의원이 “1호 공약이 아니라고 해서 귀를 의심했다”라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50조원을 증세 없이 나눠줄 수 있다고 야당 정치인들과 논쟁한 사람이 공약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은 무엇이 되냐”고 반문했겠는가.


정세균 전 총리도 “처음에는 (연간) 100만원을 얘기했다가 재원대책이 없어 50만원으로 줄였다가 최근에는 1번 공약이 아니라고 한다”라며 “여론조사 1위 후보가 이렇게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는 확실치 않은 공약으로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여의도 정가에서 민주당 후보로 이재명 지사가 선출될 것이고, 결국 그는 본선에서 ‘2등 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이 지사는 “단기목표인 4인가구 연 200만원은 매월 인별로 쪼개면 4만여원으로 작아 보이지만, 굶주림에 빵을 훔치다 감옥 가고 생계비 30만원 때문에 일가족이 집단자살하는 분들뿐 아니라 대다수 서민에겐 목숨처럼 큰돈”이라며 ‘4만원 기본소득’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과연 월 4만 원이 그의 주장처럼 목숨처럼 큰 ‘기본소득’인지, 아니면 ‘기본 용돈’인지 더 논쟁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이런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한, ‘2만 명 대 900명’이라는 격차는 좁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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