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를 빚쟁이로 만들 셈인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6-13 11: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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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내년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울음소리와 함께 2000만 원의 나랏빚을 짊어진 빚쟁이가 된다.”


이는 국가채무가 12일 오후 4시 45분 기준 912조5140억2993만1613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한 네티즌이 한탄하는 소리다.


실제 국회 예산정책처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중앙정부 채무와 지방정부 순채무를 합한 국가채무는 1초에 약 305만 원씩 불어나고 있으며,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이미 1700만원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2000만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한다.


해당연도 국가채무를 통계청 추계인구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지난 1997년 131만원에서 2000년 237만원, 2005년 514만 원, 2010년 791만원으로 증가해왔다.


1인당 국가채무는 2014년부터 100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0년 1636만원으로 급격하게 뛰었고 올해는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6월 현재 기준 1700만원을 넘었다.


나랏빚의 가파른 상승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나타났다.


실제로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만 해도 국가채무는 지금보다 훨씬 낮은 600조원대(660조2000억원)였다. 불과 4년 만에 국가채무가 300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는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미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보수적인 피치는 지난해 "한국의 채무비율이 2023년 46%까지 늘어나면 중기적으로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당시 2020년도 본예산 때만 해도 국가채무비율은 44.0%였다. 이후 1년이 흐르면서 채무비율은 45%와 46%를 넘어 이제는 49%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우리 나랏빚이 '총액 1000조원', 그러니까 전체 경제 규모의 절반(50%)을 넘어서는 시간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가 신용도가 떨어지면 이자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 국민 1인당 감당해야 할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질 것이다.


그런데도 여당에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자영업자 손실보상 △백신 휴가비 지원 등 천문학적 예산을 퍼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총 14조 3000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금을 두 번 넘게 지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이런 상항에서도 최근 여당은 가구당 40만~100만원 지급했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1인당' 지급으로 바꾸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국민 지급 예산은 1인당 20만원 씩일 경우 10조원, 30만원씩이면 15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자영업자 손실보상금은 지난 2~4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각각 3조~6조원대가 들었으며, 백신 휴가비 지원은 전국민 대상 연간 6조2000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나랏빚 증가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오직 표만 의식한 포퓰리즘 탓에 국가 채무가 이처럼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이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소득, 재산 규모 등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연 50만원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연 6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전 국민에 매달 50만원씩 연 600만원을 지급하려면 연간 312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이는 올해 예산 558조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그만큼 국민이 부담해야 할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지사가 한발 물러나서 월 8만원 혹은 4만원을 지급하자고 했지만, 그 예산도 연 52조 원 혹은 26조 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은 사람에게는 ‘소득’이 아니라 ‘용돈’ 수준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기본 용돈’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민주당 의원의 입에서 나왔겠는가.


정치인들은 천문학적인 나랏빚을 ‘누가 갚느냐’라고 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들이 갚을 빚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표만 얻으면 되는 것이지, 그걸 갚는 문제까지는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미래세대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그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우리 미래세대들이 나랏빚을 숙명처럼 안고 태어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우리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을 저지해야 한다. 지금은 포퓰리즘을 위한 추경 편성보다 급격히 악화한 재정 지표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쏟을 때다. 이재명 지사는 우리의 자녀를 빚쟁이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성비도 없으면서 천문학적인 비용만 소요되는 자신의 ‘기본소득’을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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