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전 추진 의혹, 진실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1-31 11: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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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관련 문건을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산자부 공무원들의 공소장이 최근 공개됐다.


그런데 공소장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다. 삭제된 파일 중에는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등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던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는 원전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되는 파일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실제 공무원들이 삭제한 원전 관련 자료 530건 목록 가운데 북한 관련 삭제 파일은 모두 17개다. 이 파일들은 모두 '60 pohjois'라는 상위 폴더 밑에 있었다. '뽀요이스(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으로 핀란드어까지 쓸 만큼 보안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북한 원전 추진방안'의 약자로 보이는 '북원추' 폴더에서 두 가지 버전의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파일이 삭제됐으며, 다른 폴더에서도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파일이 삭제됐다.


특히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파일 이름에 적힌 작성 날짜다. 17개 파일 가운데 생성 날짜가 적힌 6개 파일 모두 2018년 5월 2일에서 15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작성됐다. 즉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에 작성됐다는 말이다.


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그 시기에 이 문제를 논의하고, 문 대통령이 원전건설 지원을 약속한 것은 아닐까?


특히 배석자도 없이 30분 넘게 진행된 이른바 ‘도보다리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이 이 문제를 논의한 것은 아닐까?


이런 의심은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당시 정상회담에 대해선 아무 기록도 남은 게 없기 때문이다. 실제 두 사람이 거기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국민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김정은이 먼저 원전건설 지원을 요구했는지, 문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인지, 그것도 국민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문 대통령이 그런 굴욕적이고도 위험한 유인책을 제시했을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 그런 논의가 있었다면, 이는 ‘이적 행위’로 탄핵감이다. 설사 거대 여당의 보호로 재임 기간 중 탄핵을 피하더라도 퇴임 후 법의 심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이 가관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북풍 공작과 같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까지 나서 “선거용 북풍 공작”이라고 가세했다.


제1야당 대표의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 의심에 대해 “북풍 공작”이라고 몰아세우는 것도 모자라, ‘법적 조치’ 운운하며 달려드는 모양새가 마치 뭔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긴다.
그러니 이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에선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원전 조기폐쇄에 혈안이던 정부가 북한에는 원전건설 지원을 추진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으로선 용납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국민은 지금,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이 왜 그토록 월성원전 조기폐쇄에 대한 감사와 수사를 저지하려고 안간힘을 썼는지, 왜 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정권이 혈안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그 모든 행위는 결국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 계획을 숨기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청와대는 분명한 사실관계를 국민 앞에 소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쉬쉬’하면서 자꾸 무엇인가 감추려 든다면, 의구심은 더욱 증폭될 것이고, 그런 대응이 결국, 정권의 몰락을 가속화 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공수처가 방패가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공수처는 방패가 아니라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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