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안·오·나만 관심 아쉽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1-20 12: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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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우리도 좀 봐 달라고 통사정하는데도 언론의 관심은 오로지 우박이 오는지 안 오는지, 거기에만 집중되고 있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언론의 관심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우·박에 집중되고, 야당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 이른바 빅3라는 안·오·나에 쏠리는 것에 대한 다른 군소 후보들의 하소연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장관의 '우·박' 2파전 구도로 사실상 확정됐다. 박영선 장관은 20일 오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청와대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고, 제3 후보로 거론되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장고 끝에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우 의원의 최대 강점은 당내 조직력 및 기반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공보단장으로 합류하면서 친문(親文) 진영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도 했다. 대권 잠룡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한 점도 강점이다.
 

박영선 장관의 최대 강점은 높은 인지도다. MBC 기자 출신으로 언론인 출신 정치인 중에서도 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에는 친문의 든든한 지지기반을 무기로 하는 박주민 의원과 물밑 조율이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언론은 이런 사실들을 집중보도했다.
 

야권에선 '안·오·나'(안철수·오세훈·나경원)로 대표되는 야권의 단일화 경선에만 관심이 쏠렸다.
 

민주당에서 쓴소리 하다 나온 금태섭 전 의원은 물론 국민의힘 내에서 이미 출사표를 던진 김선동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종구·오신환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변호사 등에 대한 언론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앞두고 김선동 전 국회의원이 전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했으나, 극히 일부 언론에서만 소개됐을 뿐이다.
 

이런 군소 후보의 설움을 견디다 못해 이혜훈 전 의원은 스스로 출마 선언을 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은 이들 가운데 숨은 진주가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안·오·나'보다도 더 빛나는 흙 속의 진주가 이들 가운데 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찾아내는 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역할인데,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자신의 권한을 넘어선 야권후보 단일화에 초점을 맞추느라 숨은 진주들을 무참히 짓밟고 말았다.
 

즉 미스터트롯 방식의 경선을 통해 인지도가 취약한 군소 후보들의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은 이를 바탕으로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진석 의원은 엉뚱하게 경선룰을 고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언론의 관심도 그쪽으로만 쏠리게 했다. 그로 인해 자신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지 몰라도 군소 후보들은 자신들을 알릴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말았다.
공개 경선으로 숨은 진주를 찾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국민 역시 피해자다.
 

이에 대해선 경선이 끝난 이후에도 반드시 정진석 공관위원장에게 그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이와는 별개로 국민은 이제부터라도 김선동, 조은희, 이종구, 오신환, 박춘희, 김근식. 김정기 변호사 등 국민의힘 다른 주자들은 물론 무소속 출마 의지를 피력한 금태섭 전 의원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들이 어떤 공약을 제시했으며, 그 공약은 과연 실천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그 공약이 서울시민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세세히 살펴보고 평가해야 한다는 말이다.
서울시장은 단순히 인지도가 높은 인기인을 선출하는 게 아니다.
 

비록 1년 임기 시장이지만, 향후 한 번 더 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5년 동안 서울을 발전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특히 극한 이념 대립으로 분열된 서울시민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있는 화합의 정치인, 실력 있는 행정가를 선출하는 것이다.
 

오로지 우·박·안·오·나에 집중하는 언론, 그런 언론이 외면한 숨은 진주 1000만 서울시민이 찾아내고 키워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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