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나경원은 응답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2-01 12: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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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의 침묵이 과히 보기 좋지 않다.


야권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것 같아 역겨울 정도다.


실제로 안철수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이 제안한 ‘제3지대’에서의 일대일 경선에 대해 자신이 먼저 국민의힘에 제안한 단일화 논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 모습이 마치 주판알을 튕기며 유·불리만 계산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나경원 전 의원은 같은 당 여성 서울시장 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우리는 여성 가산점을 받지 말고 당당하게 경선에 임합시다”라고 수차례에 걸쳐 제안했지만, 못 들은 척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마치 탐욕에 눈이 먼 정치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우선 안철수의 상황부터 짚어보자.


그의 출마 일성(一聲)은 ‘야권후보 단일화’였다. 자신을 국민의당 후보가 아닌 야권후보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에 자신을 끼워달라는 황당한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런 황당한 요청을 단일화를 위한 충정으로 포장했다.


마치 단일화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이 희생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금태섭 전 의원의 합리적 제안에 대해선 말이 없다.


금태섭의 제안은 이런 것이다.


이미 국민의힘 경선 열차는 출발했으니, 거기에 미련을 갖거나 기웃거리지 말고, 자신과 안철수가 별도로 ‘제3지대’에서 일대일 경선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막판에 필요하다면 국민의힘 경선 승자와 제3지대 경선 승자가 최종 경선을 하자는 것으로 상당히 합리적이다.


특히 야권 승리가 목적이라면 전략적 측면에서도 그런 경선이 흥행을 일으킬 것이기에 나쁘지 않다. 그런데도 안 대표는 “연락이 오면 금태섭 전 의원을 만나 보겠다”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태섭의 제안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은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착각 아래 ‘꽃가마’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경원의 침묵은 더욱 탐욕스럽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조은희 구청장은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끝까지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는 건 옹색하다”며 “서울시민이 여성이라고 표 두 개 주고 남성이라고 하나 주는 거 아닐 것이고 또 단일화를 할 때 여성 가산점을 달라고 말할 수 없다. 이번에는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나경원에게 함께 가산점을 포기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나 후보님도 처음 여성할당제로 정치를 시작하셔서 그동안 많이 성장하셨다. 그래서 우리 당 최초의 원내대표라는 유리 천정을 뚫으셨고, 저도 지난 구청장 선거에 나올 때 여성 우선할당제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노조로 치면 저희 두 사람은 귀족노조“라며 “우리가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할 때 앞으로 새로 정치권에 진입하는 젊은 후보들에게 여성가산점제를 더 줘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님이 끝까지 (여성가산점을)받겠다고 해도 저는 받지 않겠다. 제 소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사실 여성 가산점제는 정치 신인, 특히 정치적 약자인 여성의 정계 진출을 돕는 제도이지. 나경원처럼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정치인에게까지 단지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혜를 준다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


만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나경원보다 우수한 후보가 여성 가산점 때문에 탈락해서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하거나 특히 본선에서 여당 후보에게 패배한다면, 그건 야권의 승리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따라서 나경원 후보는 조은희 구청장의 제안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 이미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선 여성 후보를 찍을 거라면, 나경원이 아니라 조은희에게 표를 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 가산점에 목을 매는 나경원보다 당당하게 남성 후보들과 경쟁하는 조은희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게 이유다.


다시 말하지만, 안철수와 나경원의 침묵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탐욕’으로 덧칠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작은 욕심을 버리고 금태섭 전 의원과 조은희 구청장의 요청에 안철수와 나경원은 속히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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