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황당한 ‘조비어천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5-30 12: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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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보통 사람 같으면 쪽팔려서 때려치울 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음에도 조국은 여전히 정의의 화신인 척하고 자신을 변호하는 책을 낸다. 나도 멘탈 강하기로 자부하지만, 조국에 비하면 내 멘탈은 깃털보다 가볍고,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금방 녹아 없어질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저런 오글거리는 문장을 쓰고, 또 그걸 책으로 낼 생각을 하는 것일까?" (서민 교수)


“조국 사태 초기 조국이 자살할까 걱정하는 조국의 친구인 내 친구에게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가족과 측근의 잘못에 대한 정직함. 목숨 같은 명예감의 내적 붕괴로 인한 수치심. 정치적 동지와 조력자들에 대한 죄책감, 진보의 미래에 가족과 측근의 잘못이 미친 영향에 대한 속죄감, 단 하나라도 비슷하기라도 하던가. 어디서 노무현 흉내질이고 셀프 성역화냐.” (권경애 변호사)


”이 친구의 멘탈은 연구대상이다. 또 책을 써야 하나. 제목은 '국민이 겪은 조국의 시간'이다.” (진중권 전 교수)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의 시간을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 내려가는 심정”으로 기록했다며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을 예고한 데 대한 ‘조국흑서’ 공동저자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조 전 장관은 29일 소셜미디어에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밝히고 싶었던 사실과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라면서 “언론의 허위보도와 과장이 난무하고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 조직 이기주의에 맞서 내놓는 최소한의 해명이자 역사적 기록”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그가 자녀 입시 비리 논란 등으로 법무부 장관 취임 35일 만에 퇴임한 뒤 19개월 만의 출간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책 '조국의 시간'은 '자서전'(autobiography)이 아니라 '회고록'(memoir)이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 상황과 뒷이야기를 객관적으로 풀어놓은 '증언서'라는 것.


그러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조직이 '권력 수사'를 핑계로 자신들의 이익을 철저히 실현한 정치인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의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사냥을 했다"라며 "가족의 살과 뼈가 베이고 끊기고 피가 튀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아야 하는 절통(切痛)이었다"라고 적었다.


심지어 조국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수구 진영의 대권후보였다. 문재인 정부를 곧 죽을 권력이라 판단하고 자신이 지휘하는 고강도 '표적 수사'를 통해 압박해 들어갔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2명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은 조국 수사와 검찰개혁 공방이 계속되는 어느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이 황당하기 그지없다.


앞서 지난해 12월 입시 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재판부는 정 교수의 혐의 중 업무방해,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등 일부에 대해 조 전 장관과의 공모가 인정된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조국 사태’가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주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민주당의 국민 소통·민심 경청 프로젝트 현장마다 ‘조국 사태’가 거론될 정도로 국민의 분노가 거셌다.


그런데 조국은 수구 진영의 대권후보였던 윤석열이 무고한 자신과 가족을 사냥하듯 수사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뻔뻔하기 그지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민주당 대권 주자들의 ‘조비어천가’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께서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어떻게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라며 “가족이 수감 되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발가벗겨지고 상처 입은 그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자식을 둔 아버지로, 아내를 둔 남편으로 가슴이 아리다”라며 “부디 조국의 시간이 법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그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조국의 시련은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됨을 일깨우는 촛불시민 개혁사”라며 “(이 저서는) 우리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4.7재보궐선거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민주당 대권 주자들은 되레 그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상반된 모습이다. 아직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지난 재보선에선 회초리로 맞았지만,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에선 몽둥이로 맞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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