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3 친문 대선주자론’ 솔솔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1-28 13:34:4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강 구도로 진행됐던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가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이 지사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30%대의 벽을 넘지 못하자 당내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제3 주자’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블루오션(Blue Ocean)인 셈이다. 특히 친문 진영 입장에선 ‘무주공산(無主空山)’이나 마찬가지여서 ‘제3 후보’가 등장할 개연성은 다분하다. 이들은 이재명 지사가 영 마뜩잖다. 실제로 친문 진영에선 평소 관계가 서먹했던 이재명에게 순순히 차기 대선후보 자리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반(反)이재명’ 정서가 팽배해 있다.


어떤 측면에선 그런 당내 정서가 이재명의 지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친문 진영으로부터 핍박을 당하자,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단숨에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친문 진영이 이재명 지사를 비토하면 할수록 그의 지지율은 올라가고, 반대로 친문 진영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은 급락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실 차기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가 멀면 멀수록 당선될 확률이 높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그렇다. 실제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보다 ‘집권세력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이다.


이러니 이재명 지사의 높은 지지율은 친문 진영이 싫어하는 대선주자이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친문 진영으로부터 핍박받는 민주당 인사라는 인식 때문에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친문 진영의 지지 없이 독자적으로 당내 경선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당의 주류가 친문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친문 진영에선 ‘제3 후보 찾기’에 돌입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제3의 후보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물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지닌 김두관 의원과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이광재 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정세균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흠집투성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추미애 전 장관은 임기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완수했다는 이유로 친문 성향의 당원들로부터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추·윤 갈등’ 과정에서 보인 그의 눈살찌푸리는 행동으로 인해 국민의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임종석 전 실장은 이낙연 대표와 같은 호남(전남 장흥) 출신에다가 이념적 색채까지 강해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되레 이 대표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의 경우는 그 가벼운 입이 항상 문제다. 다른 주자들 역시 별로 기대할 게 없어 보인다.


따라서 친문 진영의 ‘제3 후보 찾기’는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남은 관심사는 이재명 지사의 선택이다. 당내 경선을 의식해 친문 진영의 입맛에 드는 후보가 되고자 ‘문비어천가’를 부를 것인지, 아니면 본선을 의식해 철저하게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할 것인지,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갈릴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본선 경쟁력은 그만큼 취약해진다는 사실이다. 집권세력의 오만함이 이렇게 만들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