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吳-安, 네거티브 중지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22 14: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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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단일화라는 ‘정치쇼’는 신기루 같아서 실체가 없는 허상이다. 특히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2012년 대선에서 우리도 경험해봤지만, 더 그렇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2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이같이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영선 후보가 이기는 선거이며 야권 단일화는 실패한 보수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황당하다. 이해찬 전 대표가 최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선거가 어려울 줄 알고 나왔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라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인 것과 너무나 닮았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전날 저녁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한번 보자.


입소스·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3개 여론조사기관이 지상파 3사(SBS·KBS·MBC) 의뢰로 20∼21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누가 오세훈과 안철수 중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는 최소 16%p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 오 후보 47.0%, 박 후보 30.4%로 나왔고, 안 후보와 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29.9%로 안 후보(45.9%)에 밀렸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22일 공개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3.1%p 상승한 35.5%, 민주당은 2.0%p 하락한 28.1%로 나타났다.


특히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지역에선 민주당 26.2%, 국민의힘 38.9%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게 서울 민심의 현주소다.


집권세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비록 실체가 없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라고는 하나, 그것 역시 집권세력을 향한 심판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오세훈 후보를 향해선 10년 전에 이미 한명숙 후보 측에서 꺼내 들었다가 망신만 당한 것을 재탕, 삼탕 하는 걸 보면, 그만큼 다른 공격 거리를 찾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이다. 결과적으로 그를 향한 공세가 외려 오세훈 후보는 그만큼 깨끗한 후보라는 걸 입증하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선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서는 곤란하다.


박영선 후보 측은 상대진영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네거티브가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정책을 제시하고 그 정책을 평가받는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상대 후보를 향해 근거 없는 네거티브로 흠집을 내고, 상대가 그걸 해명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에 혼자 달려가 승리의 깃발을 꽂는 전략을 수립하고, 그걸 믿고 승리를 장담하는 것이라면 서울시민의 유권자 의식을 너무 낮게 본 것이다.


지금 서울시민은 과거 고무신으로 매표행위가 가능했던 그 시절의 유권자들이 아니다.


현재 단일화를 추진 중인 안철수 후보와 오세훈 후보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폄훼해서 반사이익을 얻는 단일화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이날 안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 진영의 공세에 가세해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문제를 꺼내 든 것은 대단히 잘못된 처사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안 후보는 오 후보보다 서울시정을 어떻게 잘 이끌어 나갈 것인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오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안 후보의 실체가 불분명하다고는 하나 엄연히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존재한다. 그걸 인정하고 공동시정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방안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려라.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집권세력을 견제해 달라는 국민의 염원이 이뤄질까?


그건 두 후보의 아름다운 단일화 여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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