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경파는 왜 ‘검찰 파괴’를 서두르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2-24 14: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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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추미애 전 장관, 황운하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의 ‘검찰 파괴’ 행태가 도를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 사실상 검찰을 파괴하는 ‘검찰개혁 시즌2’에 대해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은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2일 법사위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이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역량의 보존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검찰의 수사역량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당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속도조절 메시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죽기 살기로 ‘검찰 힘 빼기’를 밀어붙일 태세다.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침묵을 지키던 추미애 전 장관은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되어 버린다”라며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수사청)을 설치함으로써 검사실에 배치된 수사관을 빼게 되면 수사·기소 분리가 당장 어렵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황운하 의원도 이와 같은 목소리를 내며 가세했다.

황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직접 수사권을 전면적으로 행사하는 검찰은 없다"라며 중대범죄수사청 입법을 통한 수사와 기소의 분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내 통과되지 않으면, 하반기부터 대선 국면으로 가고 정권이 바뀌면서 계속 현안으로 등장하기 쉽지 않다"라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지금 하지 않으면 못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속도조절이 아니라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황운하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 강경파 15명도 전날 여의도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를 열고,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갖는 한 검찰개혁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중수청 설치를 촉구했다.


황 의원이 발의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22일 법사위에 상정됐다.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내 신설되는 기관인 중수청에 이관하고, 검찰은 공소제기 및 유지만 담당하게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공수처 설치로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6대 범죄 수사권마저 모조리 빼앗아 버리겠다는 것이다.


애초 민주당은 경찰에 ‘1차 수사권’ 및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을 ‘검찰개혁’의 완성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 그리고 180석 거대한 힘으로 밀어붙여 사실상 그들의 뜻대로 모든 게 이루어졌다.


그런데 강경파들이 기소청 설치와 중수청 설치 등 다시 ‘검찰개혁 시즌2’를 들고나온 것이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지 아직 두 달도 안 된 시점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는 그들의 논리적 근거는 너무나 빈약하다.


더구나 검경 수사권 조정만 하더라도 70년 만에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어서 권한이 늘어난 경찰이나 수사권이 축소된 검찰 모두 새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보다도 더 급진적인 제도를 도입하겠다니 국민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사실 이것을 ‘검찰개혁’이라고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국민은 “왜?”라며 물음표를 던질 것이고,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검찰개혁이라는 미명으로 단순히 검찰 힘 빼기에 그치지 않고, 검찰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늦어도 3월 안에는 중수청 신설 법안을 발의하겠다니 그 이유가 더욱 궁금하다.


왜, 여권 강경파 의원들은 이토록 검찰 파괴를 서두르는 것일까?


혹여라도 집권세력이 정권을 파멸로 이끌만한 어떤 중대한 비리를 저질렀고, 그것을 감추기 위한 목적이라면 아서라.


이해찬 전 대표가 호언장담한 대로 ‘20년 장기 집권’이란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허물을 검찰 파괴로 영원히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국민은 그리 어리석지 않다.


정권을 띄울 수 있는 것도 국민이고, 그 정권을 뒤집어엎어 버릴 수 있는 것도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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