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조급증에서 벗어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1-21 15: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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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출마 의지를 피력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작심한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했다.


안철수가 연일 야권후보 단일화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금태섭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단순히 반문연대의 깃발 아래 합치기만 하면 될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단일화 방식 얘기만 꺼내는 식으로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나무랐다.


안철수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도 내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금태섭은 “국민의힘 경선 틀 안에 다 같이 모여서 (경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야권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 열고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며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국민의힘 경선에 자신과 금태섭 등 야권 출마예정자들을 모두 끼워 넣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야권 예비 주자 가운데 한 명인 금태섭이 “적절하지 않다”며 안철수의 제안을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주자를 모아 놓고 그중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을 단일 후보로 내보내는 것은 단순한 ‘반문연대’로, 그런 전략으로는 선거 때 쓸 수 있는 카드가 많고 입법, 행정부를 장악한 여당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게 금태섭의 생각이다.


특히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면 ‘민주당 대 견제세력’이라는 선거 구도가 자칫 ‘아무개 대 아무개’라는 인물 대결 구도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금태섭의 이런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보다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금태섭의 말대로 ‘민주당 대 견제세력’이라는 선거 구도야말로 “필승의 비결”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금태섭은 “국민의힘은 자체 정당인 만큼 그 안에서 대표주자를 뽑아야 한다. 안 대표도 국민의당에서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일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또한 맞다. 국민의힘은 당내에서 그들끼리 후보를 선출하는 게 지극히 정상이고 상식적이다. 당헌·당규에도 당원에게만 피선거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 밖에 있는 사람이 그들 경선에 끼워 넣어달라는 건 국민의힘 당헌에도 맞지 않고, 정치 도의적으로도 옳지 않다. 


사실은 안철수도 국민의당에서 출마 의사를 지닌 다른 사람이 있다면, 그와 경선을 하는 게 맞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된 듯 행동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렇게 해서 각 당의 대표주자들이 결정된 이후에는 금태섭을 포함해 자연스럽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다.


특히 아직은 여당 주자로 누가 나설지 모르는 상황이다. 조직력에서 앞선 우상호가 당선될지, 대중 인지도가 높은 박영선이 승리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누가 여당 주자로 나서느냐에 따라 야당 후보도 달라져야 하는데, 벌써 후보 단일화를 매듭지어 버리면, 어쩌자는 것인가.


안철수 개인을 위해선 그렇게 하는 게 유리하겠지만, 야권 승리라는 큰 그림을 생각하면 그건 최악의 수다.


그러니 안철수는 더 큰 정치를 위해 조급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과거 후보 단일화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연대로 가지 않겠다. 고대로 가겠다’며 자신만만했던 안철수는 지금 어디로 갔는가.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고대로 간다”고 목청껏 외칠 때다. 그게 본인은 물론 결과적으로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 길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이제 좌고우면하지 말고 속도감 있게 당내 경선을 진행하라. 예비경선 때부터 모든 후보자에게 마이크를 주고 자신의 청사진을 펼칠 기회를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미스터트롯’ 경선에서 임영웅을 발견했듯이 ‘숨은 보석’을 찾아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인기인 뽑듯이 여론조사로만 예비경선을 한다는 안일한 발상은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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