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의 인생 2막을 응원하며...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2-14 04: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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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제대군인지원센터 이 범 신

23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나온지 6년째 접어듭니다. 꽤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제대군인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지원을 통해 드디어 적성과 장래성을 찾아 안정적인 직장에 입직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새출발이지만 다행스럽고 감사한 마음 가득하면서도, 전역 직후 과도한 자신감 탓에 등한시했던 센터의 전문적인 지원의 손길을 조금만 더 일찍 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국가보훈부 부산지방보훈청 소속의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의 진로와 취업을 밀착 지원하는 군경력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역 후에 나름의 큰 꿈을 꾸며 법인사업체를 열었다가 좌충우돌을 겪던 중 차마 코로나의 광풍은 이기지 못하고 3년 만에 사업체를 청산했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큰 빚까지 짊어지며 삶을 놓을까 하는 경지까지 몰린 상황에서 부산센터 상담사님께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고백하듯 상황을 털어놓았는데, 전담 상담사 선생님의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상담에 이어 진로상담과 취업알선까지 설계해 주신 덕분에 새출발의 의지를 다지게 되었고, 저의 특화된 적성까지도 찾아내 조언해 주신 취업진로의 큰 그림에 맞춰 전문자격증을 취득하고 유관기관에서 경력을 쌓아 드디어 이곳 부산센터에 중고신입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센터는 국가보훈부 소속으로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법률 제7106)에 의거 5년 이상 중장기복무 제대군인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2004년에 서울센터 개소를 필두로 지금은 전국 광역시도 권역에 10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2월 11일을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날로 정하고 있습니다. 센터별로 전직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행정팀, 개개인에게 취업알선 상담을 맨투맨 지원하는 취업상담팀, 고용과 일자리를 발굴하는 기업협력팀,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창업지원팀 등 3~4개의 팀이 유기적으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안보 최일선에서 청춘을 바쳐 헌신한 제대군인에게 범국민적 감사와 응원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10월 두번째 주간을 제대군인 주간으로 지정·운영하고 있습니다. 제대군인 주간의 슬로건은 “리;스펙 제대군인”으로서 이는 ‘제대군인의 헌신에 감사를 전하고, 제대군인을 존경한다’는 의미와 사회복귀를 위하여 ‘제대군인의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경력(스펙)을 다시 설계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부산센터도 특별히 이 주간을 활용하여 관내 다양한 취업알선 관련기관과 지역의 유수한 기업들과 연계하여 채용박람회 등의 규모 있는 행사를 주관하여 제대군인들의 구직활동을 알차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직업군인은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계급정년과 연령정년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60세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공직자입니다. 한 계급이 올라갈 때 마다 겨우 몇 년씩 연장되는 정년으로 인해 부사관의 최고 계급인 원사 조차도 55세에, 그리고 영관장교도 소령은 45세, 중령은 53세에 강제로 전역을 해야 하는데, 이 시기가 현실적으로는 자녀교육 등으로 가계경제 부담이 가장 큰 시기이기도 합니다.

센터는 이러한 열악한 현실에 직면한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군인연금 수령 최소 복무기간인 20년 미만 복무자들에게는 실업급여 성격의 전직지원금을 월77만원씩(중기복무자는 55만원) 6개월 동안 지원하며, 5년 이상 중기복무자는 물론 군인연금 수령권자에게도 전역 후 3년까지 전직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훈련ㆍ교육비로 15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평생 동안 개인별 전담 상담사가 배정되어 취업알선 상담과 이력서 및 면접기법 등에 대한 전문적인 클리닉을 연중 상시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코로나 시국부터 일반화 된 온라인 면접에 대비하여 센터 내에 AI 면접실을 별도로 운영하여 희망하는 회원들로 하여금 언제든지 실전과 같은 면접시험에 적응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구직활동 환경과 조건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청춘의 시간을 군복무에만 매진하다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로 진출하는 제대군인들이 센터의 이러한 제도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자칫 낯설고 두려울 수 있는 인생 2막에 희망과 용기의 빛이 비치기를 기원하며, 시민들께서도 감사와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제복근무자 제대군인들의 비자발적 전역과 어려운 여건을 이해하여 주시고 책임감과 성실함, 실력과 경륜이 풍부한 제대군인들의 인생 2막 새출발에 응원과 기회의 자리를 내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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