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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 굵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집중호우와 국지성 호우가 잦아질수록 도로 위에는 크고 작은 포트홀이 급증하며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작은 구멍 하나로 여기기 쉽지만, 이는 대형교통사고로 직결되는 치명적 위험요인이다. 이제 포트홀은 단순한 도로파손을 넘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공공안전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포트홀(Pothole)은 아스팔트 포장면에 스며든 빗물이 차량의 반복적인 하중과 기온 변화를 겪으며 균열을 확대시켜 도로 표면이 항아리 모양으로 움푹 파이는 현상이다.
겨울철에는 제설용 염화칼슘이 균열을 악화시키고, 여름철에는 집중호우가 이를 가속화한다.
포트홀은 특정 계절의 문제가 아니라 사계절 내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상시적 과제인 셈이다.
실제로 합천군을 관통하는 국도 24호선, 26호선, 33호선 등 주요 간선도로를 운행하다보면 곳곳에서 파인 도로를 마주하게 된다. 일부 구간은 응급 복구가 이루어졌으나, 상당수 도로는 같은 자리가 반복적으로 파손되며 운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포트홀의 해악은 타이어나 휠 파손에 그치지 않는다. 조향장치에 충격을 주어 순간적으로 차량 통제력을 상실하게 만들고, 오토바이 자전거 등 두바퀴 운전자에게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운전자가 포트홀을 피하려다 급제동이나 급차선 변경을 시도하면서 대형 2차 추돌사고로 번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도로 위의 지뢰”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사고이후의 안일한 대응이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을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도로관리청은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법적, 행정적 책임을 지며, 포트홀이 장기간 방치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보수공사를 서두르는 사후약방문식 행정은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
도로는 국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며, 안전은 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예방 점검 체계 구축이다. 장마철, 겨울철을 앞둔 특별점검은 물론, 평상시 정기순찰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둘째 신속한 주민신고 및 대응시스템 확립이다. 신고접수 즉시 현장을 확인하고 조치하는 일원화된 대응체계가 필수적이다.
셋째 첨단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이다. 드론이나 인공지능(AI) 영상분석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사각지대 없는 도로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새정부 역시 교통사망사고 감소를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거대한 목표는 거창한 구호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일상 속 도로 위 위험요인을 적시에 제거하는 세심한 행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포트홀 하나를 제때 메우는 일이 곧 한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운전자에게 안전운전만을 당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도로를 안전하게 유지 관리하는 것은 도로관리청의 거스를 수 없는 의무이다. 사고 수습에 급급한 행정에서 벗어나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예방중심의 도로관리로 전환할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온전히 보호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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