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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여당은 한동훈-인요한 투톱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완성했으나 ‘투톱’으로 부르기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로 출범했고,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지난 23일 인요한 비례대표 후보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명실상부한 ‘투톱’ 체제”라고 평가했지만, 사실 인요한 위원장을 ‘투톱’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물론 인 위원장이 ‘호남 출신’으로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과 혁신위원장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점도 고려됐을 테지만, 혁신위 활동을 하다가 힘 한 번 못 받고 물러난 사람 아닌가.
더구나 국민의미래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선임된 강선영(비례 5번)·김건(6번)·김민전(9번)·진종오(4번) 등은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반면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들은 나경원, 원희룡, 안철수 등 인지도 높은 명망가들이지만, 자신의 지역구에서 야당 후보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선대위원장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들 모두 야성(野性)이 사라진 사람들이어서 중도 흡수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지 보수결집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선거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 모두, 중도로 세를 확장하는 쪽이 승리하게 되어 있다.
특히 상대 쪽으로 갈 표를 이쪽으로 끌어 올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동훈-인요한 ‘투톱’ 체제에는 그런 인물이 안 보인다.
지금까지는 한동훈 위원장이 사실상 나 홀로 북 치고 장구 치는 역할을 했고,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한동훈 등판 이후에 국민의힘 지지율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더불어민주당의 기세를 꺾어 놓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스피커가 한사람에게만 쏠리다 보니 한계에 봉착했고, 국민도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를 꺾어 놓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투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결국 인요한 위원장을 선임해 억지로 ‘투톱’ 체제를 만든 셈이다.
하지만 이건 ‘투톱’ 체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이해찬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했지만, 그 체제는 ‘3인 체제’가 아니라 엄연히 이재명 독자체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한동훈 독자체제에 불과하다.
‘투톱’ 체제라고 하려면 최소한 한동훈 위원장의 부족한 점을 채울 정도의 중량감과 중도 확장성이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선거 승리 관건은 중도확장인데 그런 인물이 안 보인다면 이건 문제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제 시각을 좀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우리끼리, 혹은 우리 진영 내에서만 인물 찾기를 한다면 이번 총선은 승리하기 어렵다. 마침 한동훈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만간 예방한다고 하니 그것으로 보수 유권자들에게는 충분한 ‘보수결집’ 메시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중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좌우 어느 진영에도 매몰되지 않은 중도층의 표심을 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도 유권자들은 냉철하다. 선전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현상을 들여다보고 평가한다. 그들을 실체 없는 유권자로 보고 무시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판단이다.
한동훈-인요한 ‘투톱’ 체제가 중량감이 떨어진다면 그들보다는 중량감이 있는 인물, 특히 상대 진영의 표를 흡수할 수 있는 인사를 영입해 ‘3인 체제’로 선대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런 판단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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