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통령실-檢ㆍ警 특활비 등 전액 삭감 예산안 강행 처리 민주당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2-02 10: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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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표리부동한 이재명식 정치...철회와 사과 없으면 협상 없다"
이혜훈 "초유의 감액예산 단독강행, 검경 길들이기...결국은 국민피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과 검찰, 감사원 등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한 감액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데 대해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는 등 예산 정국이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다수당의 이성 잃은 폭주가 민생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날로 헌정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며 "정치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민생 고통과 치안 공백이 가중되고 재난 재해에 대한 적기 대응에 많은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추 원내대표는 "겉으로 증액 협상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삭감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표리부동한 전형적인 이재명식 정치"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사과와 감액예산안 철회가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추가 협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당정은 모든 적법한 수단을 강구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해나갈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예산 삭감으로 민생, 치안, 외교, 재해 대응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은 예산을 날치기 통과시킨 민주당에 있다"고 못박았다.


KDI출신으로 현재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인 이혜훈 전 의원은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 무리한 극단적인 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액만으로 예산안을 올린 것도 처음이지만 더 놀라운 건 (민주당의)단독 (본회의 상정)강행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의원은 "정치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앞서 이재명 대표가 '여야가 합의해서 (증액할 수 있는)협상의 문이 열려있다'고 밝힌 데 대해 "합의 처리하려면 저렇게 단독강행해서는 안 된다"며 "아예 여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과연 협상이 될 수 있겠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전날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예산안 삭감과 관련해 '쓸데없는 것(예산)들만 뺐다'며 '이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삭감 처리한 예산안)총액이 4조1000억 중 제일 큰 항목인 2조4000억이 예비비"라며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미리 예산을 잡아놓기 어려운 재해대책 예비비 1조쯤을 이재명 대표측에서 깎아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하지만 온갖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한달 이상 걸린다"며 "폭설 피해 상황 등에 대비한 예산을 쓸데없는 거라고 (이 대표가)얘기하는 건 동의가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그는 특활비 예산 삭감에 대해 "경찰, 검찰이 수사할 때 돈이 없으면 수사가 굉장히 어려운 현실은 다 인정한다"며 "특히 마약, 딥페이크, 보이스피싱 등 외부 자문이 필요한 사건은 특정경비 없으면 수사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제도 개선을 안 하면 몇 프로를 삭감하겠다, 이런 건 이해가 되는데 전액 삭감을 해 놓고 협상할 수 있다는 건 검찰ㆍ경찰 길들이기 같다"면서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 방탄용 예산 삭감'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직격탄이 되는 것"이라며 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현장에서 필요한 예산 대부분이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라면서 "180명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본인 지역구 예산이 하나도 증액이 안 되는 예산안에 불만이 없을 수 없다"며 "우원식 국회의장도 사실 이런 헌정 사상 초유의 무리하고 극단적인 예산 삭감을 그대로 표결에 부치기 어려운 부담이 있고 평생 정치를 같이 했던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수요를 모르는 체 넘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협상 중재 노력을 하실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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