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현역 하위 20% 명단 통보 예고로 뒤숭숭... 내분 가속화?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2-04 10: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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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친문 갈등도 격화, 친명계, 친문 지역구에 잇단 도전장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천을 앞두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 통보가 예고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비명계 의원들의 포함 비율에 따라 민주당 내분을 가속화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하위 20%에 속한 의원은 오는 6일 종합심사결과 발표에 앞서 개별통보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컷오프’에 해당하는 하위 10%를 포함해 감산 대상자 30여 명 중 비명계의 포함 비율에 따라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비명계는 물론 친문계에서도 이른바 ‘공천 학살’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당내에서는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대량 탈락이 현실화하면 이들이 연쇄적으로 탈당해 신당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크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검증위 단계에서 탈락한 전병헌·유승희 전 의원은 이미 탈당해 제3지대 합류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 내 친문계와 친명계 사이에서도 친문 지역구에 친명 인사들이 도전하면서 제기된 '자객 공천' 의혹으로 거친 신경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정치권 일각에선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민주당 내 신구 권력의 '기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 고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천 부평을)에선 초선 비례인 이동주 의원이,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 지역구에선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감사가, 재선 강병원(서울 은평을) 의원 지역구에는 김우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 등 강성 친명계가 도전장을 던졌는데 상대는 모두 친문계 핵심인사들이다.


친명계 지역구 출마로 당 검증위원회 통과한 이후 친문계 지역구로 출마지역을 바꾸는 후보들도 속출하고 있다.


친명계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은 '서울 동작을' 출마자로 당 검증위를 통과했지만 최근 이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문계인 도종환 의원 지역구인 '충북 청주흥덕'로 출마지를 바꿨다.


1년여 동안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를 다지던 친명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도 친문 윤영찬 의원(경기 성남중원) 지역구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중원의 민주당 후보는 민주당의 정신을 오롯이 가지고 있는 후보여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 성남중원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친명계는 심지어 '문재인 책임론'까지 꺼내들었다.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띄우려면, 지난 대선 패배의 빌미를 자초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논리다.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전 정부 인사들의 출마는 '정권심판'이라는 총선 구도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을 지낸 인사들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친문계 인사들이 돌연 친문계를 저격하면서 친명계와 연대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두 비서실장(임종석·노영민)을 추천할 것이 아니라 곽상언 변호사를 (민주당 총선 후보로) 추천하면 좋겠다"며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 중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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