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표 ‘사전투표’ 이젠 믿어도 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04 10: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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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1일간 싸우는 사람이 3일간 싸우는 사람 이길 수 있겠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4일 사전투표를 독려하면 한 말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전투표하면 진다, 투표율 높으면 진다' 이런 얘기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찍으면 우리가 된다', '우리가 찍으면 대한민국이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모두 투표해달라"며 "내일부터 사전투표장으로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254명 후보 모두는 사전투표일 첫날인 내일 투표할 예정이다. 저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거듭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이재명 후보처럼, 조국 후보처럼 살아도 된다고 얘기할 수 있겠나. 여러분은 양문석, 김준혁, 공영운, 박은정 후보처럼 살아오셨나"라고 물으며 "내일부터 우리의 한 표 한 표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얘기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겨냥 "법을 지키며 사는 선량한 시민들이 범죄자들을 이길 것이라는 기세를 내일 사전투표에서부터 보여달라"며 "국민 여러분이 국민의힘에 주시는 한 표가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창이 되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방패가 되고 국민의힘과 정부가 더 개혁적이고 혁신적으로 바뀌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당 지지층의 결집이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그간 사전투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보수 성향의 지지층을 향해 사전투표장에 나와달라고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소속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과 후보들도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투표한다.


그동안 보수 성향의 지지층 가운데 일부는 사전투표를 꺼려왔다.


선관위에 대한 불신과 사전투표에 대한 오해 탓이다. 그에 따른 손해는 오롯이 여당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사전투표을 거부하고 투표 당일에 투표하겠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투표 당일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거나 개인 사정으로 투표를 못 하는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1~2%만 떨어져도 박빙의 선거전이 펼쳐지는 수도권에선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에도 그런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압승이 예상됐던 대선에서 1%도 안 되는 미미한 격차로 윤석열 후보가 신승한 것도 이런 영향이 작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나선 한동훈 위원장과 인요한 위원장의 선택은 옳다.


한 위원장이 "많은 분께서 걱정하신다. '이제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진다는데 진짜 그런 거냐', '내가 한 표 찍는 걸로 바꿀 수 있을까' 생각하는 분도 있다"라며 "하지만 남들 이야기에 불안해하면서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명백한 범죄혐의자들, 잘못하고도 뉘우치지 않고 사퇴도 안 하는 철면피 후보를 찍는다면 그건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밀어내는 선택"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연유다.


한 위원장은 "사전투표가 불안하다고 안 찍으면 결국 누가 이기겠나"라고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선관위 사전투표를 불신하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부터 저희가 강력하게 추진해 사전투표를 포함해 모든 투표에 대해 하나하나 육안으로 확인하는 수개표가 실시된다"라며 "걱정 안 하시게 끝까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 이제는 선관위와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을 거두어들이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해야 한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진보성향의 유권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투표는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행위다. 우리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여건상 사전투표를 못 했다면 당일에는 반드시 투표해 유권자의 뜻을 정치권에 전해야 한다. 나의 한 표가 특정 정당 후보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인 한 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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