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에게 묻는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6-23 10: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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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다자구도로 판이 커진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은 이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의 거센 기류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나경원 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역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1등 주자로서 독주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도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어서 결선 투표까지 가면 예측불허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맞다. 지금 언론의 관심은 온통 한 전 위원장에게 쏠리고 있지만, ‘한동훈’대 ‘비한동훈’ 구도로 전당대회가 진행된다면, 그래서 1차 경선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를 못 하게 되면, 결선 투표를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역전 가능성도 있다.


도전자들 역시 만만치 않은 저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친윤'의 결속력이 총선 전과 같지 않지만, 그들의 지지가 예상되는 원희룡 전 장관의 경우, 윤 정부 초대 내각 인사로 안정적인 당정 관계를 구축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에 출마하며 '선당후사'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당원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요소다.


나경원 의원은 서울에서 당선된 유일한 중진 의원으로, 이번 당 대표 후보 중에서는 유일하게 '원내대표'로서 당을 이끈 경험이 있다. '강성 일변도'인 이재명 대표 체제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이런 경험이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윤상현 의원은 '강한 조직력'이 재산이다. 그를 지지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은 충성도가 매우 강하다. 이를 바탕으로 전당대회 후보로 뛸 경우, 강력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실 이들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 꼭 누구여야 할 이유는 없다. 나 아니면 절대로 안 된다는 그런 후보는 없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사심 없이 당을 살리는 일에 전념하느냐, 아니면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위해 중도에 하차하느냐 여부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고 2027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 기반을 만들 책무가 있다. 그런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이 전대에 나와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당 대표는 ‘당권과 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이 규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5년 11월 한나라당 대표였을 때 당헌 개정으로 확정됐고, 지금까지 20년간 아름다운 보수정당의 전통으로 이어져 왔다.


누구든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대선에 출마하려면 임기 절반가량을 남기고 도중에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다음 지방선거 공천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물러나야만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지방선거는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그런 혼란 속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중도에 하차하는 당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을 알면서 대권 욕심에 당권을 탐했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대선 주자가 되기는커녕 당만 망쳐놓았다는 소리만 들을 게 뻔하다.


그래서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에게 묻는다.


대권 욕심에 중도 하차하는 일 없이 당 대표 임기를 마칠 것인가.


그래서 2026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자신의 책임 아래 공천권을 올바르게 행사하고,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는가.


그것을 기반으로 비록 자신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될지라도 기꺼이 정권 재창출의 씨앗이 되겠다는 보수 인사로서의 신념이 있는가.


이 물음에 누구든 “그렇게 하겠다”라고 약속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당 대표 적임자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이 물음에 아직도 답변이 없다.


그렇다면 나경원과 원희룡 윤상현은 어찌할 것인가.


대선 주자가 되겠다는 개인적 정치 욕심을 버리고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끝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약속을 하겠는가. 그 약속이 필자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고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당 대표 후보자들의 답변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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