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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방문과 관련,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다"라며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고 주장했다.
황당하다. 아니 뻔뻔하다. 이 정도면 문 전 대통령은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개그맨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밤 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 재밌네요"라며 비꼰 뒤 당시 "제가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부가 김정숙 여사를 초청해달라고 인도 측에 먼저 타진한 '셀프 초청'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지적한 것은 그런 연유다.
배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말대로 타지마할 가서 '단독외교'했으면 외교부 보고서에 왜 안 남았는지, 왜 방문일지를 안 썼냐"면서 "국민을 어찌 보고 능청맞게 웬 흰소리를 하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공개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의 일부분에서 김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한 뒷이야기를 처음으로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인도 방문 당시)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 나중에 개장할 때 재차 초청했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다시 가기가 어려웠다"라며 "그래서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이야기를 소상히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 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담을 진행한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외교로 기록될 것"이라고 하자, 문 전 대통령은 "첫 외교가 아니라 첫 단독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정말 가관이다.
혈세를 낭비한 김정숙 여사의 외유를 아무렇지도 않게 ‘영부인 첫 단독외교’라고 포장하는 그의 뻔뻔함이 역겹기 그지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설명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김정숙 여사의 논란이 된 당시 인도 방문에 대해 인도 정부에서 초청장이 와서 갔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 답변이었다. 실상은 우리 정부가 먼저 인도 측에 초청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배현진 의원에 의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숙 여사 3박 4일 관광일정에 예정에 없던 경비를 만드느라 무려 4억 원의 예비비가 사흘 만에 초특급으로 투입되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가 급히 예비비를 편성해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으면 달 수 없는 대통령 휘장을 대통령 1호기에 버젓이 걸고 마치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인 듯 인도를 다녀온 것이다. 게다가 일정표에 없던 타지마할 방문까지 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변인은 “특히 '상대국이 먼저 요청했다'라며 다른 나라를 팔아 국민을 속이고, 혈세 관광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심각한 '외교 무례'이며 '외교 참사”라면서 “김정숙 여사의 '혈세 관광, '버킷리스트 외교'에 대해 관련자들의 대국민 고백과 사죄는 물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런 연유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당시 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면 김건희 여사 특검과 함께 김정숙 여사를 특검하는 건 어떨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영부인 첫 단독외교’라며 김정숙 혈세 관광이라는 비판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억울해하고 있으니 진실을 규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진실을 규명하자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만일 이를 거부한다면, 민주당도 아무 영양가 없는 ‘김건희 특별법’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김건희 여사의 관련 의혹은 이미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이 샅샅이 뒤졌고, 새롭게 밝혀질 내용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의 특검법 발의는 일종의 마녀사냥으로 정쟁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하지 않는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원내 제1정당이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건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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