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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 4년 전에 이어 '압승'을 거뒀다. 반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도 4년 전과 비슷한 규모 의석에 그쳐 '총선 3연패'의 고배를 마셨다.
11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승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 수도권의 경우, 민주당은 서울 48곳 중 37곳, 경기 60곳 중 53곳, 인천 14곳 중 12곳을 확보했다. 수도권 전체 122석 중 102석을 싹쓸이한 것이다.
'텃밭'인 호남에서는 광주 8석, 전남 10석, 전북 10석을 차지했으며 제주에서도 3석을 확보했다. 충청권에서는 28석 중 대전 7석, 세종 1석, 충남 8석, 충북 5석을 차지했다.
이렇게 해서 민주당은 전국 254개 지역구 가운데 161개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작 90개 선거구에서만 승리했을 뿐이다.
비례대표는 민주당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4석, 국민의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 미래가 19석,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을 가져갔다.
특히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친 범야권(민주당 161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새로운미래 1석)은 188석 안팎을 차지하며 지난 총선을 능가하는 '거야(巨野)'가 됐다.
이처럼 범야권이 국회선진화법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안건신속처리제(패스트트랙)를 이용해 모든 안건을 사실상 단독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정부·여당으로서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외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라, 국정 운영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지난 2년간 입법 독주를 자행했던 민주당이 그보다 더 강한 국회 ‘폭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차기 국회의장 1순위 물망에 오른 추미애 당선인도 그걸 예고하고 나섰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인 정당에서 가장 선수가 높은 의원이 맡게 된다. 그런데 민주당에는 6선의 고지를 밟은 당선인이 2명 있다.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이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 사람은 전반기, 또 한 사람은 후반기 의장을 맡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추미애 당선인은 국회의장에게 기계적 중립을 강요해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22대 국회 전반기 혹은 후반기 국회의장이 유력시되는 상황과 관련해 진행자가 "국회의장은 탈당도 하고 중립적인 위치가 요구되는 자리"라고 하자 "국회의장은 당연히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중립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립이라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국회를 보면 절충점을 찾으라는 이유로 의장 손에 의해 좌초되는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자신이 국회의장이 되면 중립을 지키려는 형식적 노력마저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대 의석을 무기로 한 야당에 국회의장마저 가세하는 무시무시한 국회 폭주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 사법부마저 입법부의 눈치를 보느라 이재명 대표의 재판을 지연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 재판 외에도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죄 혐의, 2018년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 관련 위증교사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어느 하나 가벼운 혐의가 아니다. 조국 대표는 이미 2심까지 2년형이 선고된 마당이다. 대법원 확정판결만 남겨둔 상태이지만 재판이 지연될 수도 있다.
입법 독재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국민은 윤석열 행정부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그 결과 더 무자비한 괴물에게 안방을 내어준 결과를 초래한 게 아닌지 걱정이다. 민주당은 지금의 ‘축배(祝杯)’가 되레 ‘독배(毒杯)’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윤석열 행정부를 향한 회초리가 민주당 일당 지배의 국회를 향한 회초리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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