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신당 창당을 호언장담하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으로 처지가 옹색해진 모양새다.
특히 그동안 이 전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왔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25일 "당에 남는 것이 저를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당 잔류를 선언하면서 세 규합에 실패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1,2주 뒤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던 이 전 대표의 정치 일정은 허언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따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수술하는 의사가) 몸에 칼 대는 거 빼고는 다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한동훈 비대위'를 평가절하하면서도 "저는 누구나 만나기 때문에 (한 장관과) 만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으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지난 21일 법무부 이임식 이후 이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특정한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한 위원장이 구심점이 되면서 이미 ‘이준석 신당’에 대한 관심은 소멸되는 모양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약속했기 때문에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이준석 전 대표에게는 굉장히 어렵고 힘든 크리스마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27일이 이준석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천명한 디데이인데 탈당할 거라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나면서 이준석 전 대표 뉴스가 굉장히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지금으로서는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기는 어려운 형국"이라고 진단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이 전 대표의 당 잔류를 요청할 가능성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내는 메시지는 거의 기존에 나왔던 일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새로운 가능성들을 타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기와 순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의원도 이 전 대표의 창당 계획이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싣지 않았다.
성의원은 '이 전 대표가 한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긴 이유에 대해 "창당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또 한동훈 이준석이 함께 만난다고 그러면 뉴스의 중심에도 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의 정치적 고려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한 성의원은 "아주 뛰어난 대권주자가 있거나 지역적 기반을 갖지 않으면 한국의 양당 정치 구조에서 창당이 성공한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국민의힘 잔류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한 게 아니겠냐"며 "아무래도 당에 들어와서 활동하는 게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당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형극의 길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하태경 의원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우리 편을 많이 늘리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한 장관이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도 만나야 하고,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안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건다면 훨씬 넓은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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