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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유승민 전 의원의 퇴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5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승민 전 의원의 전대 불출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그동안 자신의 불출마 관측에 “윤핵관들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했던 유승민 전 의원도 2일에는 한 방송에 출연, “딸이 출마를 반대한다”라며 "이 시점에서 제가 국민의 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 그게 제일 고민"이라고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리하게 당권 도전에 나섰다가는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겪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마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당원의 지지를 받지 못한 유승민 전 의원은 당원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 셈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로 임명되면서 사실상 ‘교통정리’가 되었다. 나경원 전 의원을 제외하고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알아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그런 이유다.
그렇다면 유승민과 나경원을 제외한 사람들 가운데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걱정이다.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윤심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자칫 ‘영남연대’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윤상현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철수 의원이 윤상현 의원의 '당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며 힘을 실어주고 나선 것이다.
앞서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12월 28일 김기현 의원을 향해 "서울 출마를 선언하라. 적어도 당대표 후보라면 언제라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며 "최전방 전선에서 싸워 승리해온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기거나 본인이 수도권에 직접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12월 30일에는 "당대표 선거에 나오는 모든 후보에게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며 "누가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냐는 말뿐인 논쟁을 하기보다 '수도권 출마 공동선언문'에 직접 합의하는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누가 정말 윤석열 정부 성공에 앞장서는 인물인지 검증해야겠다"고 했다.
이에 안철수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전원 수도권이고, 우리는 수도권 121석 중 겨우 17석"이라며 "지난번 총선거 패배는 수도권 패배였다"고 적었다. 안 의원과 윤 의원은 17석에 속하는 수도권 의원이다.
안 의원은 "총선에서 수도권 70석 이상, 총 170석 이상 하려면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이나 하는 지휘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 선언 제안에 크게 공감한다"고 전했다.
안 의원이 윤상현 의원의 제안에 공감을 표시한 것은 ‘김장연대’에 맞서 최근 TK 지역에서 상승세를 타는 윤상현 의원과 ‘윤안연대’로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장연대’가 영남권 연대라면 ‘윤안연대’는 수도권 연대라는 점에서 파괴력이 더 크다.
그런데도 영남 터줏대감으로 지목되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대표 후보군 험지 출마론'에 대해 "전략적으로 필요하면 몇 군데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도권 출마해라, 이런 건 큰 선거를 앞두고 함부로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의원들이 함부로 지역구를 옮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난 선거에 지역구를 많이 옮기는 바람에 자해행위를 했다는 평가가 있었다"라며 "정치인들은 오랜 세월 지역주민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사랑받는 건데 선거 1년을 앞두고 지역구를 옮겨서 하는 건 선거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지역주민과의 유대관계를 강조했지만, 여당 텃밭인 영남에서 마르고 닳도록 해 먹겠다는 심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의 지도부가 되려면 최소한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영남권의 김장연대보다는 수도권의 윤안연대가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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