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친한계 만찬 겨냥해 ”묘한 시기에 묘한 모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0-07 1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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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등 참석자 "당내 갈등 안 된다는 위기의식 공유"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7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의 만찬 회동을 겨냥해 "묘한 시기에 묘한 모임"이라며 "계파 수장이 국회의원을 계파 졸개로 부리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데 계파 졸개로 전락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욕"이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나는 정치 30여년 동안 계파 활동을 해본 일이 없다"면서 "개인적인 친소관계로 어울리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패거리 지어 계파를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 스스로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패거리 정치 문화는 일본 정치계를 흉내 낸 잘못된 정치 풍토"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선 후보 경선 때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될 것을,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정치 초년생 밑에서 미리부터 무엇을 하겠다고 무리지어 다니는지"라며 "박근혜 때처럼 바른정당 만들려고 하는지, 몇 명을 무기로 대통령을 협박하려는 건지, 묘한 시기에 묘한 모임"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취임 후 처음으로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을 나눴다.


장소와 시간이 보안에 부쳐진 가운데 진행된 이날 만찬에는 조경태ㆍ송석준ㆍ김형동ㆍ박정하ㆍ배현진ㆍ서범수ㆍ장동혁ㆍ김예지ㆍ고동진ㆍ김건ㆍ김상욱ㆍ김소희ㆍ김재섭ㆍ박정훈ㆍ우재준ㆍ유용원ㆍ정성국ㆍ주진우ㆍ진종오ㆍ한지아 등 현역 의원과 원외인 김종혁 최고위원이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이 성사된 배경을 두고 7.23 전당대회에서 약 63%의 압도적 득표율로 선출된 한 대표가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도 전당대회 당시 공언했던 '제삼자 추천 방식 채상병 특검법'을 관철시키지 못한 건 원내 세력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원내 운영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윤(친윤석열)계와 당 주류인 영남권 의원들이 주도하면서 '원외 대표 한계론'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친한계 만찬이 한 대표를 중심축으로 한 명실상부한 당내 계파이자 정치세력으로서 자리를 굳히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실제 만찬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당 차원에서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CBS와의 라디오에서 “지금 이 상태가 유지되면 지방 선거나 대선에서 어려울 수 있다”며 “일부 의원은 ‘당내 갈등이 빚어져선 안 된다. 당의 총체적인 지지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용산이 변화하지 않으면 민심 이반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면서 “당과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이 모였던 것이고 또 앞으로 이런 모임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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