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무 복귀했는데 野, 대표 회담엔 '어정쩡'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8-28 11: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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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이런 회담 꼭 할 필요 있냐, 회의 들 정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에 들어갔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당무에 복귀하면서 연기됐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당 내부에서 '회담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등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실제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해 "의제에 대한 조율이 끝나지 않아 특정 시점을 박지 못했다"며 "(협상 실무자인)이해식 비서실장 말씀을 들으면 '이런 대표회담을 꼭 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회의까지 들 정도'로 의제 조율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진 의장은 "의제 협상은 사실상 합의점을 모색하는 과정인데 여기서 좀처럼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채상병 특검' 문제가 제일 중요한 의제인데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 입장이 갈수록 후퇴하는 것 같다"면서 "교착된 정국의 큰 물꼬를 트려면 그 문제가 해결돼야 되는데 저희 당은 한동훈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안 등을 그대로 받아서 수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잘할 수 있는 특검 선정 방안을 고민하자는 것인데 자꾸 망설여 진전이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부분의 의제 조율이 안 되면 무산될 수도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끝내 접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런 회담을 뭐하러 하나, 국민에게 실망만 끼쳐드리고 서로 불신만 깊어지는 게 아니냐, 하는 (당내)의견이 있다"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더 성의를 갖고 조율해보자는 그런 입장"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전날 한 대표가 "급하면 당신들(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안을)만들어오면 될 거 아니냐"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동참하기 어렵다는 얘기"라며 "그러면 또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건데 굉장히 무책임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실무적 입장에서는 그런 대표회담은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생각"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이번 해병대원의 안타까운 희생에 대해서 한동훈 대표나 우리 당은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가 공정하게 제대로 이루어져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 대표께서도 당초 야당에서 제기하는 여러 가지 의혹들이 기존의 수사로 어렵다면 특검을 하되, 야당이 정쟁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독소 조항을 빼고 객관적으로 특검을 구성한다면 전향적인 입장을 갖겠다 이런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한 송 의원은 '한 대표가 말을 바꿨다'는 야당 지적에 "그렇지 않다, 공정한 수사로 의혹을 깨끗하게 해소하자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응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치적인 공수처 수사를 어떻게 믿느냐'는 민주당 지적에는 "야당의 행태를 보면 너무 앞뒤가 안 맞는다, 공수처는 누가 주장해서 만들었냐"면서 "(21대 국회 당시)야당이 무리하게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부쳐) 탄생한 공수처인데 그런 기관까지도 못 믿겠다고 하면 앞으로 야당은 누굴 믿고 정치를 하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성숙한 모습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표 회담을)미룰 이유는 없다"며 "국민을 위해 새롭고 좋은 정치, 투명한 정치를 하자고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절차로 정치를 복원하자는 것이기도 하다"고 회담 실행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날 한지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의료 공백 해소와 각종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여야대표 회담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합리적이고 실현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 국민 기대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표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선 이재명 대표가 대표회담에서 발을 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지속해서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특검안'을 핵심 의제로 올리길 요구하는 등 의제 설정에 민감한 것도 회담을 주도하지 못해 이 대표가 얻을 게 없다면 차라리 회담을 무산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직접 회담 성사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고, 생중계란 형식을 양보할 수 있다는 뜻까지 밝힌 상황에서 민주당이 회담을 거부하면 그 부담감은 민주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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