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인버스’ 논란 여론 악화로 '금투세 유예' 힘 실리지만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9-26 11: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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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뜻하지 않게 의미 가려졌지만 금투세 시행해야"
與한동훈 "금투세 도입, 굉장히 잘못된 결론...폐지해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진행된 토론회 도중 불거진 인버스 논란에 여론이 악화되면서 2025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방안에 힘을 싣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 민주당이 주최한 금투세 토론회에서 “주가가 내릴 것 같으면 인버스(특정 지수 하락에 베팅)에 투자하라”며 ‘역투자’를 독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미투자자들이 “민주당은 나라 망하는데 베팅하라는 것이냐”고 반발 기류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6일 "뜻하지 않게 토론 과정에서 나온 (인버스)발언 때문에 그 의미가 많이 가려졌다"면서도 "진지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토론회 결과를 긍정평가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진 의장은 '대표적인 시행론자 입장이 고수되고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결기를 드러내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예론의 가장 큰 논거는 우리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여기에 세금까지 부과하자고 하면 주식시장이 더 어려워질테니 유예하자 이런 얘기"라면서 "하지만 전망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증적으로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특히 "새로운 세제가 도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왕에 부과되고 있는 금융상품 세금을 단일화하자는 취지에서 금투세로 전환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증세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은 전혀 금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과세 대상이 되는 큰손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 정부가 금투세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조세재정연구원이라고 하는 국책연구기관에서 과거 사례들을 실증 연구했지만 일시적인 변동은 몰라도 중ㆍ장기적인 영향은 없다라고 결론 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당 중진인 정성호 의원이 "폐지가 낫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원래 유예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는데 오히려 주식시장에 불투명성 또 불예측성을 심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신다는 것"이라며 "반면 그런 불가측성이 문제라고 한다면 시행으로 결정해도 주식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지 않겠냐"고 반론을 폈다.


그러나 전날 민주당 토론회에서 ‘유예팀’ 토론자로 나섰던 이소영 의원은 “인버스 단어 하나에 모든 게 가려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우리 당 의원들이 토론회 이후 유예로 많이 기울었다는 말씀을 주셨다.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 팬사이트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괜히 토론한다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며 토론회를 추진한 진성준 정책위의장 책임론까지 대두되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연일 민주당을 겨냥해 금투세 폐지 압박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증시와 대한민국의 경제를 포기했느냐"며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인버스나 숏(주가 하락에 베팅)쳐서 돈 벌라'고 권유하는 거냐"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중요한 민생법안에 발목잡기 하는 이유가 뭔지 이제는 국민께서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금투세를)유예하자고 나오는 것은 결국 불확실성을 증가시켜서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부를 축적할 방법은 오직 부동산 뿐이라는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 주식시장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듭 금투세 폐지를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민주당의)120분 토론 역할극이 남긴 것은 증시가 우하향하면 인버스에 투자하면 된다는 희대의 망언 밖에 없다"며 "금투세 시행이 100일도 안 남았는데 민주당의 입장은 점점 더 오리무중"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지금까지 개미투자자들이 금투세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동안 뭘 하고서 인제 와서 한가하게 한 달이나 시간을 더 끌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혀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국내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던 여러 자금들의 역외유출이 예상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투세를 도입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잘못된 결론"이라고 "특히 현재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들은 금투세는 안물고 증권거래세만 물고 있는데 이를 폐지해준다면 외국 투자가와 기관 투자가들만 도움 받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장은 "증권거래세가 없어지면 거래세가 없기 때문에 초단타 매매가 성행하고 그렇다면 주식시장이 교란상태에 빠질 것이 자명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이중과세니까 금투세는 시행하고 거래세는 없애는 게 어떻겠냐는 논리가 맞지 않다는 것"이라며 "세정 당국은 금투세가 내년 1월1일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준비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한다 안 한다 문제를 계속 끄는 것은 세정 당국의 철저한 준비를 흐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빨리 협의해서 결론을 도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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