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단일화 결단 환영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2-13 11: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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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민심에 따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결단한 모양이다.


13일 후보등록을 하면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단일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보류되고 말았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예정된 야권 후보 단일화 긴급기자회견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김 교수가 이날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양성 통보를 받았고, 밀접 접촉자인 안 후보는 과천 선관위 후보등록을 위해 대기하던 중 관련 소식을 전달받아 인근 보건소에 PCR 검사를 받았으며,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후보등록 직후 예정된 기자 회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단일화 관련 논의를 전격 제안할 예정이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단일화 꼬리표를 달고 본선거를 치르면 계속 방어적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선거를 치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라며 “대선 후보 등록 후 국민경선에 의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모든 것은 국민 뜻에 맡기고 본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국민의당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도 안 후보의 기자 회견 사실을 전하면서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말씀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적 여론이 ‘정권교체’에 있는 상황인 만큼 윤 후보와 만나 논의를 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할 것”이라며 "단일화에 대한 여론이 높아서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가야 하는 정치인이 거기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기자 회견 내용에 대해선 "어떤 특별한 방식의 제안"이라면서 "기자 회견을 지켜보시라"라고 했다.


국민의 관심이 안 후보의 입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라는 복병을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이 비록 보류됐으나 결단을 내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의 고독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잔 10일에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시민단체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자유와 상생 네트워크, 자유시민 정치회의는 공동성명을 통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정당정치에서 각 정당의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서 하나가 되는 것은 정상이라 할 수 없다”면서도 “두 정당을 대표해 각각 출마하는 후보를 하나로 통합하라고 국민이 명령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그런 비상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란의 정치, 비상식·몰염치의 정치를 종식시킬 책임이 윤석열, 안철수 두 사람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정권교체 민심이 항상 절반을 훌쩍 넘어서고 있음에도 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이를 담보해내지 못함은 지금 상태로는 정권교체를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며 “(대선일 하루 뒤인) 2022년 3월 10일 ‘두 사람의 결단이 있었더라면’하는 후회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 두 사람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놓고 실험할 권리는 없다. 하늘이 기회를 줄 때 그것은 자리가 아니라 역할”이라며 “대한민국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살려내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정책에 합의하고,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점을 보완하는 깊이 있는 논의 하라.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Conclave)’처럼 대한민국을 살려내고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그랜드플랜에 합의할 때까지 그 문을 걸어 잠그라”라고 했다.


이들 단체 외에 중도-진보 진영의 인사들도 ‘100인 서명단’의 이름으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민심을 안 후보가 거스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윤석열 후보 측은 이런 안 후보의 결단을 존중하고 그의 자존심이 손상입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준석 대표가 그 가벼운 입으로 찬물을 끼얹지 못하게 경고해야 한다. 누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 그런 단일화가 아니라 서로의 손을 함께 들어주는 그런 단일화가 돼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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