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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가칭 '새로운미래', 그리고 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주축인 가칭 '미래대연합' 등 제3지대 신당들이 협의체를 꾸려 통합 접점을 찾기 위한 대화에 나서지만, 사실상 대통합은 물 건너갔다.
신당 추진 세력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개혁신당 천하람 최고위원과 새로운미래 최운열 미래비전위원장, 미래대연합 정태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동 비전 협의회를 구성해 각 당의 개혁 비전, 미래 비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단지 국민의 시선을 의식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거대 양당의 정쟁에 유권자들은 신물이 날 지경인데 그들과 다른 정치를 하겠다며 양당을 떠난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주도권 다툼을 한다면 국민이 등을 돌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치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국민에게 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제3지대 세력을 모두 하나로 묶는 대통합은 불가능하다는 걸 모를 리 없다.
미대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김종민 의원이 23일 MBC라디오에 출연, 제3지대 통합 시나리오에 대해 “하나의 당으로 3파전 구도를 만드는 게 첫 번째”라며 “그게 안 되면 민주당 출신 신당, 국민의힘 출신 신당이 각각 3당, 4당으로 4파전을 하는 게 두 번째”라고 밝힌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는 민주당계와 국민의힘계 신당 간 합당이 여의치 않다고 본 것이다.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가 우선 통합을 추진하는 것 역시 그런 연유다.
실제로 양당 통합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서 시작한 이 전 총리 쪽과 미래대연합의 차이는 별로 없다”라며 “전체 합치는 게 당장 불가능하다면 아마 둘이 합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일단 두 세력이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 합쳐 다음 달 창당한 뒤 금태섭·양향자·이준석 신당(새로운선택·한국의희망·개혁신당)까지 아우르는 ‘빅텐트’를 치기 위한 행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렇게 되면 제3지대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이준석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합당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3지대가 모두 하나가 되는 ‘대통합’은 물 건너가고 두 세력이 양분되는 ‘소통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제3지대 민주당계 세력은 통합정당 출범 시기로 설 연휴 전후를 제시하며 속도전을 폈다. 반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빅텐트 골든타임이 이미 지났다”라며 이들과 거리를 두었다.
아마도 정치력이 만만치 않은 이낙연 전 대표를 포함한 ‘대통합’보다는 ‘소통합’이 자신의 공천권 행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이런 마당에 민주당계 역시 이준석을 품는 것보다는 차라리 선거연대를 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게 하는 대형 사건이 불거졌다.
바로 개혁신당이 발표한 65세 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폐지이다. 개혁신당이 제도 폐지 공약을 내건 것과 관련해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이원욱 의원은 “또 다른 혐오를 낳고 또 다른 갈라치기를 하는 것을 지양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남녀를 갈라치는 것으로 ‘이대남(20대 남성)’이라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구축했던 것처럼 노인 우대 정책을 폐기하는 것으로 세대를 갈라치고 젊은 세대의 표를 긁어모으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결국,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 한 사람으로 인해 제3지대 대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어쩌면 그게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탈당파에겐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내부 총질러’로 불리는 그가 몸을 담았던 당은 언제나 분열이 있었고, 결국 모두가 망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이 어느 쪽으로 합류하느냐다. 바보가 아닌 이상 망하는 쪽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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