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한목소리로 임종석 '남북 두 국가론' 비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9-23 11: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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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평생 통일 부르짖더니...종북공정 하자는 얘기인가?"
김민석 “남북의 혈육을 외국인 관계로 만들자는 설익은 발상"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두 국가론' 주장을 두고 23일 여야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임 전 실장이 한반도 두 국가론이라는 얘기를 갑자기 들고 나왔다"며 "동북공정도 아니고 종북공정 하자는 얘기냐"고 날을 세웠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말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도 놀랄 일이지만 더 놀랄 만한 건 그것이 통일을 부르짖으면서 평생을 살아온 임종석씨 입에서 나와 더 당황스럽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맥락을 보면 당황스러울 이유는 없다. 이 주장은 정확하게 북한의 김정은이 하는 내용과 같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주사파, 종북 소리 들으면서 통일을 주장하다가 갑자기 말이 바뀌는 것이야말로 이런 분들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북한)김정은 정권이 갑자기 무너지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동북공정식으로 북한을 차지하려 해도 우리는 그냥 중국이나 러시아와 동등한 원오브뎀(여럿 중 하나) 국가일 뿐이니 구경만 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통일은 감정적 구호가 아니라 당위이고 목표이자 현실"이라고 결기를 드러냈다.


그동안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논평을 자제했던 민주당 지도부도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돼야 한다”며 “평화적 장기공존 후에 통일문제는 후대에 맡긴다는 역사적 공감대를 도발적으로 바꾸고 ‘두 개의 국가론’으로 건너뛸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남북 양 쪽에 흩어진 혈육과 인연들을 외국인 관계로 만들자는 설익은 발상을 갑자기 툭 던질 권리는 남북 누구에게도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반면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남북대결주의 회귀에 대한 분노와 절망 그리고 차기 민주정부가 나아가야 할 남북정책의 현실적 방향이라는 점에서 저는 공감을 표한다”며 “임 전 실장의 발언이 한반도 정책을 새롭게 설계하는 평화담론 논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령 정권교체로 다시 민주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과거와 같이 통일을 지향하는 남북화해와 협력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통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며 “더 이상 당위와 관성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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