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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조용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의 부패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의 아픈 곳을 ‘콕콕’ 찌르는 오세훈 시장의 비판은 그에게 비수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4선의 서울시장 출신으로서 지방자치단체 행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식 행정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오 시장은 20일 유튜브 ‘오세훈TV’에 공개된 '서울식구-삼각지 대구탕' 편에서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함께 출연, "이재명 같은 유형의 정치인은 이제 웬만한 부패를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라며 "(이 후보는) 흙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 것과 같아서 웬만한 게 튀겨도 아무 표시도 안 난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후보 부부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 오 시장은 "수행비서는 개인적인 일정까지도 어떨 때는 알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가 업무 추진비로 개인적인 초밥 사 먹고 이런 것으로 부부가 다 수사를 받고 아마 조만간 재판까지 받아야 할 운명이 됐는데, 공무원을 그 자리에 앉혀두면 견제장치가 된다. 그 사람들이 모두 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다 들여다보고 있다는 게 신독(愼獨, 자기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감)을 하는 데 굉장히 스스로한테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행비서가 그를 지켜보고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도의에 어긋난 일을 할 만큼 부패했다는 말이다.
오 시장이 유독 이재명 후보의 부패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건 본인 말대로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 고쳐 매는 것도 조심하는 사람’으로서 이 후보의 부패를 용납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4·7 보궐선거 당시 제기된 이른바 생태탕 의혹과 관련 "생태탕이 왜 생겼는지는 그 원인은 지금 다 까먹었죠. 생태탕만 기억이 나죠"라며 "사실 그 바탕에는 오세훈이 자기 처가 집 땅값을 올려주려고 행정력을 엉뚱한 데 썼다. 이게 본질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 땅을 오히려 시중 가격보다 더 싸게 나라에서 수용당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몇몇 언론이 거짓으로 '처가 집이 경제적인 이득을 보게 해주려고 무리했다' 이런 모양을 만들려다 보니까 생태탕까지 번진 거였다"라며 "저는 정말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 고쳐 매는 것도 조심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들 참 헛수고한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오 시장과 이 후보가 맞붙으면 이 후보로선 최악의 상대일 것이다.
앞서 오 시장은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가 불법 대북송금으로 1심 유죄판결을 받았는데도 당시 경기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이런 순간 침묵은 금이 아니라 비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제가 서울시장으로 일하고 있어서 잘 알지만, 이 정도 규모의 중대한 사안을 지사 몰래 부지사가 처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대장동, 백현동, 대북송금 등등 이재명 지사 옆에는 기이한 일만 일어나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는 민주당과 대표직 뒤에 숨어 있을 일이 아니라 이제는 국민 앞에 나서서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해선 “서울시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대장동 사업은 비리의 교과서이고 설계자는 이재명”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다른 사람들의 비판에 대해선 항상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이재명 후보도 오세훈 시장의 공세 앞에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만큼 이재명 후보에게는 비수가 되었다는 뜻 아니겠는가.
부패한 공직자와 부패를 조심하며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 고쳐 매는 것도 조심하는 사람’의 차이가 이재명과 오세훈의 차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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