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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변호사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을 언급하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항마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신평 변호사가 누구인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남을 물밑에서 조율하고 가교역할을 한 당사자다. 정치권에 여야를 넘나드는 폭넓은 인맥이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대체로 어긋나지 않았다. 4.10 총선 전에 그가 차기 야권 대권 주자로 ‘조국’을 언급할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조국 대표가 당을 창당할 때에도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미 2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사람으로 대법원 확정판결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당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평 변호사가 예측한 대로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조국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함께 야권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신평 변호사의 예측이기에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신평 변호사는 29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를 가능한 한 연기해달라는 말을 측근 국회의원들에게 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신 변호사는 "그 말의 신빙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전당대회에 참여해서 당 대표가 되려는 뜻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도 신 변호사는 누군가로부터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연기해 달라는 물을 측근에게 했다더라”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다만 그런 말을 전달한 메신저에 대해선 “신빙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그다지 신뢰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도 “가능하면 전당대회에 참여해서 당 대표가 되려는 뜻이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은 일종의 관심법이다. 신 변호사가 보기에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전대 출마하려는 생각이 있다고 보았다는 말이다.
필자는 한 전 위원장이 측근에게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 보지 않는다. 지금 그런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를 찾지는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동훈 등판은 패배감에 젖은 보수 진영에 그리 나쁜 카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여권에서 야권의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를 상대할 인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리형 비대위원장조차 찾지 못해 가까스로 노정객 황우여를 지명해야 할 만큼 암담하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한동훈 전 위원장을 등판시키는 것은 ‘절묘한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총선 패배 직후 전당대회라면 출마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설사 당 대표가 되더라도 임기까지 큰 선거가 없기에 별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전당대회를 늦추는 것도 방법이다. 황우여 비대위체제를 굳이 한두 달로 제한할 이유가 무엇인가. 다음 지방선거까지 큰 선거도 없는 마당에 전당대회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차기 당 대표는 2년 후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비대위 체제를 조금 연장하고 전당대회를 올해 10월쯤에 하면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정도는 당의 활력을 위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전대에 나서는 것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치열하게 경쟁해서 누구든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그 과정이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고, 총선 참패로 실의에 빠진 보수 유권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특히 차기 대권 주자가 넘쳐 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홍준표 대구시장에 한동훈 전 위원장까지 여권의 대권 주자 반열에 들어선다면 이재명과 조국 외에는 인물이 없는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전당대회 시기를 조금 늦추고 한동훈 전 위원장이 전대에 등판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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