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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우리 사회에 이제까지 없었던, 상당히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런 차원에서 만일 현세대에서 ‘악(惡)’이라는 게 형상화되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토건 비리로 불리는 대장동 사건을 줄기차게 추적해온 김경율 회계사의 말이다. 필자 역시 100% 공감한다.
김 회계사는 19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욕구와 권력을 위해 많은 것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이미지화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인물이 과거에 있었나’, 돌아봤더니 처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떠올랐다. 한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욕구를 그대로 표출했다는 점에서 이재명과는 다르더라. 이재명은 본인의 욕구와 실체들을 숨기고 공익과 선(善)의 이미지로 포장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다.
사실 ‘이재명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것도 그였다.
지난 2021년 9월 3일 새벽 1시52분. ‘샹그릴라(이상향)는 세상에 있을까요?’라는 페이스북 글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11일에는 페이스북에 ‘성남의뜰(대장동 사업 시행자),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 천화동인(투자자) 중간 정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라는 게 무엇인가.
2014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가 설계한 대장동 개발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9만 평에 5684가구를 지어 분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매출 4조원, 비용 2조원, 이익 2조 원의 엄청난 규모다.
사업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업체와 공동으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성남의뜰 전체 지분의 50%는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시)가 보유했지만, 공사는 3년간 1830억원(30%)을 배당받았을 뿐이다. 반면, 고작 7%의 지분을 보유한 민간주주(화천대유 1%, SK증권 6%)가 같은 기간 무려 4040억원(70%)을 가져갔다. 화천대유는 최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김만배가 지분 100%를 소유했던 자산관리회사고, SK증권은 김씨와 그가 모집한 투자자 6명으로 구성된 ‘특정금전신탁’이다. SK증권이 실제 소유주가 아니라 SK증권에 ‘성남의뜰에 투자해달라’고 돈을 맡긴 투자자 7명(천화동인)이 주인이라는 의미다. 천화동인 1~7호 소유주는 각각 김만배, 김만배 지인, 김만배 지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조현성 변호사, 배모 전 기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택지 조성 배당금 말고도, 대장동 지구 15곳 중 다섯 지구의 아파트 분양 사업권을 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가져갔다.
이에 대해 김경율 회계사는 “공적(公的)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 권한을 이용해 사적(私的) 이익을 챙긴 사건. 4조 중 대략 2조가 누군가에게 흘러갔다. 그 누군가가 이재명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단언했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표는 측근인 정진상 실장이 기소되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라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에 김 회계사는 “특유의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결국 계좌를 통한 게 아니니 물증이 없다는 건데, 대장동 세력들의 현금 거래 정황이 많이 드러났고, 금융정보분석원에 포착된 것들도 있다. 더군다나 핵심 인물들의 진술이 나오고 있는 이상 혐의는 피하기 힘들 거다. 특히 김용, 정진상의 구속영장 신청서에도 여러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재명 대표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이 23일 시작된다. 김 전 부원장은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8억원이 넘는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명의 최측근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모두 기소된 가운데 자신의 가족에 대한 검찰의 계좌 추적까지 이어진 상태라 이 대표에 대한 피의자 전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야당 대표가 법원을 수시로 드나드는 사상 초유의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리스크'에 묶인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당을 위해 스스로 결단을 내려 달라”고 사퇴를 주문한 것은 이런 연유다. 하지만 김 회계사의 말처럼 ‘악을 형상화한 이재명’이 그런 희생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재명 대표가 당을 방탄용으로 이용해 자기 구제에 나서겠다는 사악한 의지를 굽히지 않는 한, 그로 인해 사법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이재명의 홍위병으로 전락한 민주당 의원들은 차기 총선에서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것이다. 지금 국민은 이재명 홍위병을 심판하기 위해 그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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