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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 이어 조수진 의원도 31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라고 밝혔다.
지도체제 문제가 불거진 이후 배현진 의원에 이은 두 번째 사퇴다. 조 의원의 사퇴로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조 의원은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라며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권성동 ‘원톱 체제’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비상대책위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조수진 의원과 배현진 의원의 ‘내려놓기’가 집권 여당의 변화를 위한 디딤돌이 된 셈이다.
사실 최고위원 자리에 오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게 어렵게 당선된 최고위원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다. 그러나 조 의원과 배 의원은 기꺼이 ‘내려놓기’를 통해 당에 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반면 내려놓아야 할 시점에 내려놓지 못하고 욕심을 부린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직무대행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준석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을 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했다. 성 상납 의혹과 그에 따른 증거인멸교사혐의라는 추악한 행위로 징계를 받았는데도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해명조차 하지 않고 되레 ‘윤핵관’의 공격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고 당 밖에서 ‘여론몰이’에 집중하는 기이한 행각을 벌였다. 그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추락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정부와 정당을 희생제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그는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는 당에 돌아올 기회마저 박탈당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내려놓기를 해야 할 시점에 당권을 움켜쥐고 내려놓지 못한 탐욕의 대가다.
권성동 직무대행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징계를 받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고 ‘원톱’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그리고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라는 이상한 해석을 곁들였다.
하지만 그는 ‘검수완박’ 법안 처리 당시 덜컥 중재안에 합의하고, 그걸 자랑질까지 하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번복할 때 이미 원내대표로서 신망을 잃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직무대행까지 겸직하는 욕심을 부렸으니 여당이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대통령실 9급 행정 요원 채용에 대해 기괴한 해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나중에는 ‘내부 총질’ 문자 유출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깊은 구렁텅이에 몰아넣기도 했다.
결국, 배현진 의원과 조수진 의원의 사퇴로 권성동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되었고, 권 대행은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그는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욕심을 부려선 안 될 자리를 탐한 욕망의 대가다.
이런 모습은 야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재명 의원이다.
이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 총선 당시에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에게 압력을 가해 인천 계양을 공천을 받았고, 그로 인해 6.1 지방선거에 민주당은 참패를 당했다.
그런데도 그는 반성하기는커녕 되레 당권을 향한 추악한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그는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사법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로 인해 당이 입을 타격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경찰은 이재명 의원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뿐 아니라, 과거 변호사비 대납부터 성남FC 후원금, 대장동·백현동 사업 등 의혹들에 대해 연이어 압수수색을 벌이며 전방위 수사에 나서고 있다.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기소가 되면 설사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직무가 정지된다.
민주당 ‘부패 연루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적힌 80조 1항에 따르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다.
그로 인해 민주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 의원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내려놓아야 할 것을 내려놓지 못한 탐욕의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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