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처음 발표한 4·10 총선 서울 지역 '단수 공천' 명단에 용산 출신이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가 안팎에선 '대통령실 출신도 예외는 없다'라는 시스템 공천 원칙이 일단 확인됐다는 긍정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공관위는 14일 서울의 49개 지역구 중 19곳을 단수 추천 지역으로 확정했는데,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공천을 신청한 대통령실 출신들이 한 명도 단수 추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관위가 이날 발표한 서울의 단수 추천 지역구에는 여당 '텃밭'인 강남 3구에서 서초갑(조은희 의원), 송파갑(박정훈 전 TV조선 앵커), 송파을(배현진 의원) 등 3곳이 포함됐다.
또 여당이 승부처로 꼽는 '한강 벨트'에서는 용산(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광진갑(김병민 전 최고위원), 광진을(오신환 전 의원), 동작갑(장진영 전 당협위원장), 동작을(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동을(이재영 전 의원) 등 6곳에 공천이 일찌감치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동대문을(김경진 전 의원), 강북갑(전상범 전 판사), 도봉갑(김재섭 전 비대위원), 도봉을(김선동 전 의원), 서대문갑(이용호 의원), 강서갑(구상찬 전 의원), 강서병(김일호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구로갑(호준석 전 YTN 앵커), 구로을(태영호 의원), 관악갑(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등 10곳도 단수 공천이 결정됐다.
반면 이승환(중랑을), 여명(동대문갑), 김성용(송파병), 권오현(중·성동갑) 등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들은 민주당이 현역 의원으로 있어 비교적 '험지'로 분류되는 곳에 공천 신청을 했으나, 단수 추천을 받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도 '텃밭'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용산 출신이 양지만 찾는다'라는 비판에 따라 지역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송파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컷오프'됐다.
이에 대해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용산에서 왔는지 당에서 왔는지 관계없다”라면서 “경쟁력 있는 분들이 (공천) 기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어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요구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문학진 전 의원(경기 광주을) 등 총선 출마를 희망한 일부 전.현직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엄연히 공천관리위원회가 있는데 당 대표가 직접 나서서 자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누군가를 그 자리에 내리꽂기 위해 누구에게 불출마를 종용하거나 압박하는 건 월권이다. 사실상 당 대표가 공관위 심사에 관여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공천을 대장동 다루듯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겠는가.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이름도 모르는 경기도 출신 측근 인사를 내리꽂기 위해 사람을 제친다”라며 “만약 제가 아는 사람 꽂으려고 그런 식으로 했다면 여러분이 어떻게 하실 것 같나. 그건 정치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 대표가 그분들(문학진 등)을 제치고 뽑겠다는 분들은 우리 국민이 모르고 이 대표와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아는 분들”이라며 “그런 식의 공천을 보면서 ‘대장동 비리가 이런 식으로 일어났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옥중공천'은 아닐지라도 '정진상의 옥중공천'처럼 돼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 마음)’보다 경쟁력을 우선 하는 여당의 공천, 경쟁력보다 ‘명심(明心, 이재명 대표 마음)이 우선인 야당의 공천 결과가 4.10 총선에서 어떻게 나올지는 불 보듯 뻔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