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중심은 ‘민주연대’가 돼야 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3-10 11: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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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국민을 화나게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그는 10일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전환, 이번 총선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2년도 안 돼 이렇게 나라를 망친 정권이 입법 권력까지 장악한다면 실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 목소리를 '입틀막'한 윤석열 정권 2년의 적나라한 민주주의 성적표가 공개됐다“라며 "민주주의 선도국가라던 대한민국을 일컬어 '독재화'라니, 2년 전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금 이재명 대표가 감히 ‘민주주의 성적표’를 운운하며 윤석열 정부를 공격할 자격이 있기나 한가.


민주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홍영표 의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민주당을 떠난다”라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상식과 연대하고 시민과 손 맞잡아 따뜻한 온기로 세상을 바꾸겠다. 부당한 권력의 사유화, 사당화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라고 전했다.


사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가짜 민주당이 지금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당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민주 정당을 개인의 방탄용 정당으로 만든 사람이 정부를 향해 ‘독재’ 운운하고 있으니 유권자들이 화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일 게다.


문제는 이 대표가 그런 말 같지 않은 말을 해도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30%가량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일까?


양당제가 남긴 극단적인 폐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 30% 정도의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다. 그들은 자기편이면 아무리 잘 못 해도, 설사 이재명 대표처럼 말 같지 않은 주장을 펼쳐도 맹목적인 지지를 보낸다. 상대편의 말에는 아예 귀를 기울일 생각조차 않는다. 그래도 선거에선 두 정당이 싹쓸이 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정도를 걸을 필요가 없고, 상대편을 향해 손가락질만 하면 된다. 내가 뭘 잘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발목잡기만 해도 된다.


이게 양당제의 폐해다.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는 다당제로 나아가야 한다.


상대를 끝없이 비판하기만 하는 혐오 정치, 양극단의 정치 문화를 극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회는 정치가 실종되고 망가지고 말 것이다.


이걸 극복하는 제의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정당이 캐스팅보트 역할만 해도 얼마든지 좋은 법안을 만들 수가 있다. 제1야당의 일방적인 입법독주를 견제할 수도 있다.


민주당과 그 위성 정당이 180석을 차지했던 21대 국회가 역대 국회 중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의힘 의석이 적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민주당의 입법독재를 제재할 제3세력의 부재 탓이다.


이번에는 똑똑한 제3세력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권자들이 제3세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범죄피의자가 만든 조국혁신당이나 혐오 정치를 조장하는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아니라 이재명 사당화가 진행된 가짜 민주당을 탈당해 진짜 민주당을 부활시키겠다는 ‘민주연대’를 주목한다.


민주연대는 홍영표 의원과 설훈 의원 및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모두 손을 잡고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이 깃든 ‘진짜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제3세력이다.


이들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거대 양당 가운데 어느 정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하더라도 21대 국회와 같은 막가파식 입법독주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극단적 팸덤 정치를 일삼는 조국혁신당이나 혐오 정치를 조장하는 개혁신당과 같은 세력도 제3지대라는 명분으로 고개를 치켜드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양당제의 폐해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를 새롭게 다당제로 재편하는 일은 ‘민주연대’가 제3지대의 중심이 되어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고 거대 양당을 견제할 힘을 지닐 때 비로소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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