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의겸의 ‘비뚤어진 정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2-11 11: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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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사고' 책임 소재를 빌미로 단독 상정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11일 국회를 통과했다.


물론 이상민 장관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부처의 장관이라는 점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다. 따라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그는 옷을 벗는 게 맞다.


하지만 왜 하필이면 지금인가.


지금은 한창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이다. 그것도 여야가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하고 그를 조사 대상으로 명기한 마당 아닌가.


그런데 지금 이 장관이 옷을 벗게 되면 그 순간 민간인 신분이 되기 때문에 국회에서 그를 불러 따질 수도 없다. 오히려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규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더구나 이런 식의 막무가내 해임건의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명분도 없고 실효성도 없는 이 같은 해임건의안을 민주당이 주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석연치 않다.


정기국회는 12월 9일 끝났다. 그런데 민주당은 하루 여유도 주지 않고, 그다음 날인 10일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했다. 10일은 토요일로 휴일이다. 휴일에 임시국회를 연장해야 할 만큼 긴박한 사정이 민주당에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게 뭘까?


아무래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인 것 같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진상 실장까지 구속기소 되면서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문을 두드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재명 대표가 언제든 강제소환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단 하루의 틈조차 두지 않고 휴일에 임시국회를 연 것은 이재명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셈이다. 한마디로 이재명의 체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오더라도 민주당은 169석의 거대한 힘으로 부결시킬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자신의 힘을 국민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범죄 혐의가 있는 자신을 ‘방탄’하기 위해 쓰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는 올바른 정치라고 할 수 없다. 그의 정치는 ‘비뚤어진 정치’다.


이재명 대표가 아끼는 민주당 대변인 김의겸 의원의 정치 역시 ‘비뚤어진 정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한동훈 청담동 술자리’라는 가짜뉴스를 협업한 김의겸 의원은 그 ‘가짜뉴스’를 제작·유포 이후 후원금이 밀려들었다고 한다.


‘가짜뉴스’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실제 김의겸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김의겸 의원 후원 마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보내주신 마음과 정성이 가득 찼다”라며 “많은 분 덕분에 올해 후원금 모금이 마감됐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이 규정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한도는 ‘1억5000만원’을 모두 채웠다는 의미다.


그런데 김 의원의 작년도 후원금 모금액은 9928만원으로, 전체 국회의원 모금 평균액(1억3618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이었다. 결과적으로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여권 스타 정치인에 대한 흑색선전으로 돈을 끌어모은 셈이다.


사실 김의겸발(發) 가짜뉴스는 9월 이후에만 벌써 3번째이다.


그는 대변인을 맡은 9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카메라를 의식,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엘리베이터까지 집요하게 따라가 악수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여러 방송에서 폈다. 하지만 당시 영상을 보면, 한 장관과 이 의원이 악수한 곳은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던 단상 위였고, 손을 먼저 건넨 것도 이 의원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는 사과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주한유럽연합(EU) 대사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냈다. EU 대사가 민주당과 회동할 때 마치 전·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교한 것처럼 브리핑했다가 27시간 만에 사과했다.


김 의원이 3번의 가짜뉴스 가운데 유일하게 사과한 사례였고, EU 측이 ‘왜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느냐’는 취지의 항의를 한 뒤에 나온 사과였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선 ‘유감 표명’만 했다. 그런 ‘가짜뉴스’로 후원금을 끌어모은 김의겸의 ‘비뚤어진 정치’에 정말 신물이 난다. 그런 ‘비뚤어진 정치’를 바로잡으려면 유권자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자신의 힘을 ‘방탄’에 사용하는 이재명 대표와 ‘가짜뉴스’를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김의겸 의원에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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