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덕수 총리 탄핵 추진에 당내 잠룡 김부겸 "과하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2-11 11: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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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갈라진 국민들, 싸우지 않도록 하는게 정치인의 역할"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 제거 차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과하다"는 쓴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민주당 잠룡으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민주당에 넘어올 여지를 봉쇄해버리는 하책"이라며 "민주당이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 없다.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김 전 총리는 "그런 식으로 가면 한덕수 총리를 탄핵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삐딱하다 싶으면 또 탄핵하는 거냐"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국가 운영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훨씬 훌륭한 전략일 것"이라며 "그렇게 해야 당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더라도 아주 제한된 권한을 갖게 된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건 전 총리도 아무것도 못하고 국가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업무만 했다"고 과거 전례를 들면서 "대통령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국민이 반으로 갈라질 텐데 그때 싸우도록 하지 않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너달 가량인 탄핵기간 동안 나라가 반으로 쪼개질 것이고 그 다음 치르는 대선은 전쟁일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실제로 탄핵하기보다 일종의 겁주기로 보이긴 하지만 (이재명)대표 주변에 정무적, 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우상호 당시 원내대표는 (탄핵 찬성 표결에) 30석 이상 부족했는데 그걸 해냈다"며 "그 당시 원내대표단이 새누리당 의원들 설득하고 다니느라 다들 위장병에 걸렸는데 (이번에도) 국민의힘 의원들 설득에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윤 대통령 퇴진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 불출마 연계 방안을 언급하는 데 대해서는 "추후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언급하면 몰라도 국민의힘에서 언급할 계제는 아니다"라면서 "탄핵 이후 상황은 그때 가서 따라가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대로 (대선)후보를 낼 거고, 민주당도 이 대표든 누구든 (출마를 위한)공약을 낼 것 아니겠냐, 그런 과정에 맡기면 된다"면서 "아마 대통령 권한을 지금처럼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일정한 장치를 두겠다고 서로 약속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선 국민에게 탄핵 후 정치 과정이 예측 가능하게 진행될 것이란 믿음부터 줘야 하는데, 여야가 서로 '정권 뺏기기 싫다'고 다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같은 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이)지금 워낙 민심이 격앙돼 있기 때문에 계속 정치적 공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한고비, 두고비 넘어가면서 이재명 대표나 야당 지도부도 이런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여러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정질서에 따라 수습해야 된다는 국민적인 기대가 있을 텐데 야권도 공동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라면서 "나라 전체를 수습하고 안정적으로 국민의 어려운 삶을 조금이라도 도와줘야 할 책임이 야권에도 나눠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여의도 일각에선 김 전 총리가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야권 대권 주자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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