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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용산발 악재’라는 이종섭 호주대사 귀국문제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 문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초강수 덕에 조만간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위원장은 20일 경기 안양에서 열린 현장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황상무 수석이 오늘 사퇴했고 이종섭 대사는 곧 귀국한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황 수석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이른바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지 엿새 만이자, 한동훈 위원장이 황 수석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 지 사흘만이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수사 중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 부임 논란도 이 대사가 조만간 국내에 외교 안보 관련 회의 일정에 따라 들어오는 형식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당정 갈등을 무릅쓰고 “민심을 그대로 전하겠다”라는 한동훈 위원장의 초강수가 통한 셈이다.
여당은 위기의 순간에 한 위원장의 등장으로 줄곧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도 더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당 지지율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총선 최대승부처인 서울에서 하락 폭이 컸다.
20일 한국갤럽의 3월 2주 차 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7%, 더불어민주당은 32%의 정당 지지도를 얻었다. 직전 조사 대비 민주당은 1%p 올랐고, 국민의힘은 횡보했다.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의 서울 지역 지지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직전 조사에서 45%로 집계됐던 국민의힘의 서울 지역 지지도는 이번 조사에서 30%로 크게 추락했다. 반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도는 직전 조사 대비 8%P 올랐다. 이는 조사 직전 터진 ‘이종섭 출국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이 조사는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을 통해 실시 됐다. 응답률은 14.7%,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런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전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국 254곳 지역구 후보가 한자리에 모이는 공천자대회가 열렸는데 많은 사람이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고 참패했던 4년 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라고 했다.
심지어 용산발 악재를 거론하며 “용산이 미친 것 같다”라는 원색적인 반응까지 나왔다고 한다.
김병민(서울 광진갑) 후보는 “수도권 후보들 표정이 모두 어두웠다”라고 했고, 호준석(서울 구로갑) 후보는 “만나는 지지자마다 ‘이러다 선거 망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한다”라고 했다.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인천 14곳 선거구 가운데 우세 지역이 1~2곳에 불과할 정도로 인천 민심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유의동(경기 평택병) 의원은 “수도권은 4년 전보다 상황이 안 좋다. 이 대사·황 수석 문제를 두고 아무리 이재명·조국을 공격하면 뭐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으며,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은 “민주당은 갈등이 정리되는 느낌인데 우리는 데이터상으로도 하향·정체다. 이러면 5%p 차이로 지는 경기도 접전 지역에서 턱걸이를 못 넘는다”라고 한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나서서 황상무 수석 사퇴와 이종섭 대사 조기 귀국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황 수석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과 이 대사가 국내 일정상 조기 귀국하는 형식으로 이 문제는 일단락을 맺게 됐다.
그러나 악재를 털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당은 집권 세력답게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비판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거기에 더해 정책으로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옳은 길을 걸었던 한 위원장이기에 앞으로도 옳은 길을 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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