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을 김우영, 투서 5건 쉬쉬하다 뒤늦게 공개?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도덕성 심사'에서 0점으로 처리된 결과를 무시하고 경선 참여를 밀어붙이는 등 수상한 조짐을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민주당 공관위의 한 관계자는 19일 "도덕성 검증소위에서 양 후보의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 건이 문제가 돼 일부 위원들은 아예 공천 배제까지 주장했지만 도덕성 점수를 0점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그런데 막상 공관위 심사 테이블에는 양 후보의 도덕성 점수 0점 자체가 보고되질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임혁백 위원장이 강하게 '양문석, 전해철 경선하죠'라며 밀어붙였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알기로 공관위 내부에서 (양 후보의 면접태도 등으로) 상당히 논란이 있었고, 특히 외부위원들은 (양 후보) 도덕성에 거의 최하점을 줬다"며 "경선 자격을 주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분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공관위에서 그냥 (경선 시행이) 통과 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혁백 위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빨리 논란을 종식하고 여러 가지 선당후사적 모습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양문석 의원의 후보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자신이 절차를 어기고 '양문석-전해철 경선'을 강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그런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공관위 면접 당시 양 후보는 과거 자신의 '수박' 발언 논란에 대해 "수박은 식물일 뿐 동물이 아니다. 학대 대상도 아닌데 왜 문제로 삼느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민주당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폄훼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별칭이다.
양 후보는 지난해 6월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했다가 '당직 자격정지 3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논란 끝에 전 의원을 꺾고 경기 안산갑 공천권을 따낸 양 후보는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등의 칼럼 내용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명계 강병원 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받은 친명계 김우영(서울 은평을) 후보의 심사 과정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관위 관계자는 "김우영 후보에 대한 투서 공문이 공관위에 5건 정도 들어왔는데 그것을 오픈하지 않고 있다가 일부 위원들이 항의하니 그제야 공개했다"라고 지적했다.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의원의 '현역 의정활동평가 하위 10%' 이의신청 기각을 놓고도 공관위 내부에서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관위 관계자는 "하위 10% 통보에 대한 이의 신청이 들어오면 당헌·당규상 주체는 공관위인데 아무 논의도 없이 임혁백 위원장이 단독으로 '이의 신청 기각'을 발표해 내부에서 난리가 났다"라며 "당에서 위원장을 설득해 기각시킨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이의 제기를 한 순간부터 그것은 내 소관 사항이 아니고 전략공관위 관할이 된다. 공관위는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며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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