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준석, 12월이면 정치 생명 끝?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10-18 11: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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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미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당 대표의 마음과 영혼은 국민의힘을 떠났다.“


신평 변호사는 18일 ‘반윤’ 기치를 내건 유승민과 이준석이 당을 떠나는 건 기정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굳이 신평 변호사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이미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12월이라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정해놓은 상태다.


실제로 유승민이 '12월 결심설'을 내보인 가운데 이준석도 비명횡사(非命橫死) 당하기 전 "뭔가 결행하겠다"라며 그 시기를 ‘크리스마스 이후’라고 했다.


이준석은 17일 밤 MBC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 탈당 시점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12월로 잡은 것 같고 저도 나름대로 마지노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박근혜 비대위에 들어갈 때가 2011년 12월 26일로 박근혜 대통령이 100일 동안 당을 이끌며 4월 11일 (19대 총선)에서 과반을 했다"라며 "그때 배운 것이 정당을 혁신하는데 100일 정도가 마지노선이구나 하는 거였다. (22대 총선) 100일 전이면 12월 말 크리스마스 이후"라고 했다.


탈당하면 그때 탈당하겠다는 의미다.


공교롭게 같은 날 유승민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2월쯤 나는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이라며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탈당은 물론 신당 창당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탈당을 앞두고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 김기현 대표 등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는 것은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한, 혹은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 그들이 만드는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신평 변호사는 “야당에서 누가 이준석 전 당 대표 정도의 인물에게 자신의 장래를 의탁하겠는가”라며 “이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들면 한 30석 정도는 무난하다고 하는데 과대망상도 그런 과대망상이 없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물론 지금 집권당인 국민의힘이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유권자가 상당수다. 여러 정치세력이 ‘제3지대’ 깃발을 들고나오는 것은 그런 연유다.


실제로 30% 안팎의 중도층과 무당층을 겨냥한 ‘제3지대’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거대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제3당 중간지대로 모일 수 있다고 희망을 걸고, 금태섭 신당에 이어 양향자 신당이 이미 깃발을 들었고, 정의당 신당까지 곧 깃발을 들 태세다.


하지만 이 당 저 당 다 싫다는 유권자가 제3지대 신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다. 결국, 투표할 때에는 그들도 집권당 아니면 제1야당을 찍을 수밖에 없다. 사표방지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제3지대를 믿고 투표하려면 선거 후에도 자신이 선택한 정당이 양당에 흡수되지 않을 것이란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당이 안 보인다.


특히 유승민과 이준석은 그런 면에서 더더욱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바른정당을 창당했으나 망하기 직전에 국민의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다시 창당했고, 바른미래당에서 당권장악에 실패하자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고, 종국에 가서는 그들이 뛰쳐나왔던 정당에 흡수된 전력이 있는 탓이다.


따라서 그들이 제3지대 깃발을 든다고 해도 유권자들은 그들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금태섭 신당이나 양향자 신당, 정의당 신당 등 모든 제3세력이 연대하더라도 유승민-이준석 일파는 제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들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분열이 있었고, 결국 그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정당은 모두 망했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부 총질러’의 역할로 살아남았던 정치꾼들의 생명이 12월에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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