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공관위, 제3지대 변수로 불출마 강제 못하고 눈치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586운동권, 특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인사들이 당 안팎의 용퇴 주문에도 줄줄이 '텃밭' 출마 선언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이들에 대해 "일률적인 감점 기준을 만들지 않겠다"면서도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김민기 의원처럼)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있다"고 용퇴를 주문하면서도 이들의 불출마를 강제하진 않았다. 당에서도 당사자의 용단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자칫 제3당으로 옮겨 민주당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출마를 강제하지 못하는 눈치"라며 "특히 3000표 이내로 민주당이 승리했던 수도권 경합 지역의 경우, 표가 분산되면 필패라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당내 대표적 운동권 세력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6·17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던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지역 현역으로 최근 서초을로 출마지를 옮긴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임 전 실장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서울 구로갑에서 5선 도전에 나선 이인영 의원은 당에서 고향 충북 충주 등 험지 출마를 요구했지만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김민석 의원도 텃밭인 서울 영등포을에서 4선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들보다 한 세대 앞선 중진 운동권 현역들도 텃밭 출마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남편인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유고로 지역구를 물려받은 인재근 의원도 서울 도봉갑에서 4선 도전에 나섰고 대표적인 친문계로 운동권인 홍영표 의원도 텃밭인 인천 부평을에서 5선에 도전한다.
특히 운동권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 핵심 측근 인사인 5선의 조정식 사무총장 거취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그 역시 당 일각의 불출마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하고 17대 총선부터 내리 5선을 한 경기시흥에서 6선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일각에선 공관위에서 현역 의원 평가 점수 '하위 20%' 해당자에 대한 개별 통보를 마치면 86들 중에서도 추가 불출마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위 10~20% 해당자는 경선 득표수의 20%를 감점하고, 하위 0~10% 해당자는 득표수의 30%를 감점한다. 최하위에 해당할 경우 '가산 20%'를 받는 여성·청년 신인과 붙게 되면 경선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지역구 후보 면접을 진행하는 동시에 '하위 20%' 명단을 개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 공관위가 이번에 도입한 국민참여공천제로 친문 운동권이 대거 컷오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참여공천제는 지난 2002년 국민참여경선제에서 나아가 심사 기준 등 공천 규정부터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 공관위는 전날 회의에서 국민참여공천제 평가 기준으로 뇌물 등 부패 이력, 책임지는 자세, 정체성, 기여도 등 10가지를 확정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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