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2차대전 결과는?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5-15 11: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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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지난 총선에서 여야 당 대표로 선거를 지휘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여야 당 대표로 맞서는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게 되면 한동훈-이재명 2차 대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등판론’이, 민주당에선 ‘이재명 연임론’이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며 사실상 지지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의힘이 대선 이전에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고 존립과 생사를 걸어야 하는 대회"라며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의미 있는 전당대회가 되고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이 있는 전당대회가 되려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의 인물들은 지난 세월 이런저런 계기에 국민과 당원들이 그 역량을 대략 가늠했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며 "그들만의 리그는 변화의 기대가 없는 진부하고 상투적인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부에서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는 데 대해 “그에게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직책에 따른 형식적 책임이 있을 뿐 실질적 책임은 따로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 한동훈 전 위원장은 정말 전대에 출마하는가.


그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잇따른 비판이 그의 출마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이 이전 비대위원들 및 당직자들과 식사를 하고, 최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만났다. 사실상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왜 그러겠는가. 전대 출마를 염두에 둔 때문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인사들 입을 통해 이재명 연임론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직접 이재명 대표에게 '연임'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최고는 전날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 직접 '개인을 위해서는 힘들겠지만 당과 국민을 위해서는 연임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앞서 정청래 수석 최고위원도 "이재명 대표 연임에 총대를 메겠다"고 선언하는 등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연임'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있다.


그러면 이재명 대표는 연임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가능성 99%다. 이재명이 연임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친명 인사들이 이처럼 ‘연임론’을 키우는 것 아니겠는가.


만일 한동훈-이재명 2차대전이 성사된다면 그 결과는 어찌 될까?

 

1차 대전 격인 총선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이 졌다. 그것도 아주 무참하게 깨졌다.


이른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라는 멍에를 뒤집어쓰고 불리한 환경에서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대전은 상황이 다를 것이다.


2차대전의 승부는 2년 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판가름 난다. 대통령 임기를 불과 1년 남겨둔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인 까닭에 얼마 남지 않는 정권의 ‘심판론’보다는 다음 정권에 대한 ‘비전’이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에게 무슨 비전이 있겠는가.


그가 비록 야권의 유력하고도 유일한 대권 주자이긴 하지만, 사법리스크로 발목이 잡힌 상태여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방탄’에 급급한 모습을 보일 것 아니겠는가.


민주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옹호하고 감싸는 것 역시 이재명 방탄의 일환일 것이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이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15년 구형한 수원지검의 편파 구형의 뒷거래 의혹을 제기하는 무리수를 둔 것도 이재명 방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런 모습이 국민의 눈에 곱게 비칠 리 만무하다.


반면 한동훈 전 위원장은 그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특히 총선에서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이-조심판론’에 매몰된 것이 패인의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깨달았기에 지방선거에선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다. 그 결과는 보나 마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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