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컷오프?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1-30 11: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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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일부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도덕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총 6명에 대해 '공천 배제' 의견을 정했다는 소식에 ‘피식’ 웃음부터 터져 나왔다.


그러면 이재명 대표가 컷오프되는 것인가 하고 보았는데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관위 산하 도덕성검증위원회는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정밀심사' 또는 '보류' 등 의견을 담아 공관위로 넘긴 공천 신청자에 대해 검증을 진행했다고 한다.


검증위 단계에서 배제할 정도의 결격 사유는 아니지만, 공관위 도덕성검증위 차원에서 다시 한번 세밀하게 검증해보라는 취지라고 한다.


이에 따라 도덕성검증위는 ▲성범죄 ▲음주운전 ▲직장 갑질 ▲학교 폭력 ▲증오 발언 등 '5대 혐오범죄'를 기준으로 검증을 벌였고, 그 결과 6명이 '공천 배제' 후보에 올랐다는 것이다.


출마자들의 도덕성을 검증해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을 공천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겠다는 민주당의 이런 방침은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그런데 왜 이 소식에 헛웃음부터 나오는 것일까?


거기에 이재명 대표의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면, ‘백약(百藥)이 무효(無效)’인 까닭이다.


도덕성검증위가 정말 도덕성을 철저하게 검증해 ‘공천 배제’자들을 결정했다면 이재명 대표가 1순위로 명단에 올라야 맞다.


이 대표는 2004년 당시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58%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그는 벌금형(150만원)을 받아, 전과를 추가했다.


어디 그뿐인가.


음주운전 전력은 물론 현재 온갖 범죄피의자로서 법정을 제집 드나들 듯 일주일에도 몇 번씩 재판받으러 가야 하는 사람이 도덕성 검증을 통과한다면 그게 제대로 된 검증이겠는가.


이재명 대표의 이름이 빠진 도덕성 검증은 엉터리다.


그런데 ‘이재명의 당’에서 이 대표의 이름이 공천 배제 명단에 오를 리 만무하다.


따라서 민주당의 도덕성 검증은 이재명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만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공정하지도 않거니와 대단히 비정상적이다. 향후 정치권 안팎에서 그런 비판이 쏟아질 게 뻔하다.


그러면 어차피 도덕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정당이 왜 굳이 도덕성 검증 절차라는 걸 만들어 이런 비판이 나오게 하는 것인가.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황운하 의원에 대해서도 공천 심사 적격판정을 내릴 정도로 후안무치한 정당이 굳이 도덕성 검증이라는 절차를 만들어 비웃음을 사느냐는 말이다.


깨끗한 척 흉내라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적격 여부 확인을 위한 스크린 공천위원회인 클린 선거 지원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민주당은 뭘 하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실제로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문제 등을 검증할 스크린 공천위원회가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러니 민주당도 뭔가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도덕성검증위를 두고 몇몇 공천 배제자들을 가리는 형식적인 절차를 만들었을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소위 '사법 리스크'와 함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으로 전 대표 송영길 씨와 당내 다수 의원이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을 받는 와중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도덕성'을 강조하는 흉내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도덕성을 강화하자니 이재명 대표가 컷오프될 것이고, 그렇다고 도덕성 검증을 아예 안 하자니 여당과 비교되고, 그래서 짜낸 고육책이 아마도 이재명을 제외한 다른 사람만 도덕성을 검증하는 방안일 것이다.


그러니 ‘피식’ 실소부터 터져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범죄피의자 이재명 대표가 버티고 있는 한 민주당은 뭘 해도 안 된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러니 민주당은 이제 ‘깨끗한 척’도 하지 말아라.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역겹다. 정말 도덕성 있는 깨끗한 후보를 내세우고 싶다면, 당장 이재명 대표부터 컷오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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