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이준석은 민심 받들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2-08 11: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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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이달 4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의 성격을 묻자 응답자의 52.3%가 '야권 후보로의 정권교체'를, 38.5%가 '정권 재창출'을 각각 선택했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를 한참 벗어난 격차로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이다.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선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4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윤 후보 지지층에선 세 명 중 두 명(66.0%)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찬성했다. 안 후보의 지지층에서도 찬성(42.3%) 의견이 반대(37.9%) 응답보다 높게 나왔다. 물론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과반인 56.7%가 후보 단일화에 반대하고 있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유권자들은 후보 단일화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결국, 국민 과반이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으며, 그들은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단일후보로 누가 나서는 게 좋을까?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4일~5일 전국 유권자 1000명 가운데 ‘차기 대선에서 야당 후보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답한 54.0%(540명)를 대상으로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67.7%가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16.8%에 불과했다. 안철수 후보는 마땅히 이런 민심을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층에서도 51.8%가 야권 단일후보로는 윤 후보가 더 적합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안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43.1%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그 격차가 더욱 벌어져 79.9%가 윤 후보를 꼽았고, 안 후보는 13.7%에 그쳤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게 민심이다.


정치인은 이런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아무리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해도 민심을 이길 수는 없다. 그런 민심을 이겨 먹으려고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대해 자신에게 맡겨 달라며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이 대표는 8일 거듭 ‘단일화 무용론’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 전화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해 “안 후보의 처지를 봤을 때 가당치 않다”라면서 “안 후보 측과 직접 소통을 안 하고 있고, 단일화 방식에 대한 고려도 안 하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0%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준석 대표나 권은희 원내대표처럼 자기 정치를 위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민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사실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윤석열-안철수의 후보 단일화는 물론, 더 나아가 상대진영에 있는 중도층과 온건 진보 인사들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그건 상식이다.


이준석 대표처럼 “우리끼리 뭉치면 이긴다”라는 식의 ‘보수결집’만으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지금 윤석열 후보가 이런저런 흠결로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은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박빙의 접전 양상을 이어가고 있는 건 이준석 대표의 그런 전략 탓이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는 지금 자신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에 이어 이상돈 전 의원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강경한 보수층 인사들까지 두루 접촉하고 있는데 윤석열 후보는 되레 영입한 진보진영 인사들마저 이준석 등쌀에 선대위를 떠나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윤석열 후보도 ‘비민주 호남’ 인사 등 온건한 진보진영의 인사들까지 폭넓게 접촉해 국민에게 ‘통합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후보라는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유승민이 이끄는 새로운보수당과 합당하는 등 ‘보수결집’만을 추구했다가 총선에서 무참히 패배했던 기억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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