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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을 언급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강 후보자는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살인행위와 같은 만취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라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
맞다. 음주운전은 자칫 무고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범법행위로 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강 후보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2004년에 이재명 대표 역시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강 후보자와 똑같은 15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음주 전력을 문제 삼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이 대표는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고 당 대표까지 됐다.
누가 하든 음주운전은 범죄행위로 공직자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강 후보자가 하면 문제이고, 이재명 대표가 하면 괜찮은 것인가.
세상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이런 내로남불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강 후보자가 문제이면, 이 대표도 문제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원내 제1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 죄의 무게가 더 무거우면 무거웠지 그보다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이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사실 민주당이 이런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성추문으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자진해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 인한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수정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2021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당헌대로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당헌을 바꿔 공천에 나섰다.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서울과 부산에서 선거가 열린 데다 당원 상당수가 당헌개정에 긍정적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권력에 취해 국민 눈치조차 살피지 않았다. 하지만 그 결과 민주당은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민주당이 당헌 80조를 개정한 것 역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 출범 직전 당헌당규를 ‘이재명 맞춤형’으로 개정했다. 애초 민주당 당헌 80조는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치보복으로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 의결을 거쳐 직무정지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 바꿨다. 즉 이 대표가 기소되더라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이를 두고 “내로남불 계보를 하나 더 있는 것”이라고 한탄했겠는가.
민주당이 대선과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큰 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한 것은 바로 이런 ‘내로남불’ 탓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에 대해 미국의 한 방송인은 정확하게 ‘내로남불’이라고 발음하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고작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작은 선거의 승리에 도취한 민주당이 이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내로남불’의 모습을 그대로 보인다면 내년 4월 총선 역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이런 내로남불은 국민의힘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필자는 국민의힘을 향해 공천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귀책사유에도 후보를 낼 때마다 비난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후보를 내면 곧바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권자들 역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니라 다를까. 예상은 적중했다.
장담하거니와 내년 총선 역시 ‘내로남불’ 당이 패배한다. 음주 전력을 두고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는 타락한 민주당이 어떻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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